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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핸드볼… 우빛나가 더 ‘빛나게’ 할게요

입력 | 2024-03-29 03:00:00

여자핸드볼대표팀 주포 우빛나
H리그 득점-도움 1위 ‘빛나는’ 활약… 7년만에 PO진출 노리는 팀 해결사
대표팀선 세대교체 타고 주축으로… “올림픽 결승까지 팀 빛나게 할 것”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다 득점(36점)을 기록한 우빛나는 2023∼2024시즌 H리그에서도 28일 현재 득점(153점)과 도움(85개) 1위를 달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소속팀도 국가대표팀도 ‘빛나’게 하겠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우빛나(23·서울시청)는 “빛나게”란 말을 자주 한다. 소속팀 서울시청 훈련장인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최근 만난 우빛나는 올 한 해 각오를 밝히면서 자기 이름을 섞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이름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서울시청의 지명을 받은 우빛나는 이번 시즌 H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주고 있다. 3라운드가 진행 중인 28일 현재 여자부 득점(153점)과 도움(85개)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H리그는 라운드마다 가장 빠른 슈팅 속도를 기록한 선수에게 ‘캐넌 슈터상’을 주고 있는데 여자부 1, 2라운드 수상자 또한 우빛나였다. 1, 2라운드에서 모두 최고 시속 90km대 슈팅 스피드를 기록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 우빛나가 소속팀 서울시청 훈련장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다 턴을 하며 돌파하는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우빛나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빛나는 양 팀 최다인 11점을 넣고 경기 MVP로 뽑혔다. 우빛나는 세계선수권 6경기에서 대표팀 최다인 36점을 기록하며 35골을 넣은 류은희(죄리·34)와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유럽에서도 최고 레벨 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헝가리 리그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선배 류은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주포 우빛나를 얻은 게 큰 수확이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해 ‘아시아 최강’ 타이틀을 빼앗긴 뒤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대표팀 주축이 아니었던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는데 우빛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우빛나는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을 두고 “핸드볼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했다. 그는 “성인 무대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그동안 내가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없었다”며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센 유럽 선수들 앞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안 뒤로 그간의 노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빛나는 “내 플레이를 돌아보면 예전엔 슛을 던져야 할 때 볼을 돌리고, 패스 타이밍에 무리하게 슛을 던졌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흐름에 맞춰 슛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우빛나는 ‘돌파 득점’ 부문에서도 42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5점으로 이 부문 2위인 유소정(SK)에게 크게 앞서 있다.

우빛나의 활약 덕에 여자부 전체 8개 팀 중 3위(승점 23점·11승 1무 5패)에 올라 있는 서울시청은 2017시즌 이후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우빛나는 “입단 이후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나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절실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한국은 단체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상태다. 우빛나는 “올림픽 출전은 오랜 꿈이었다. 마지막(결승)까지 팀을 빛나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남매인 우빛나는 맏언니와 열아홉 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 막내다. 우빛나는 “어릴 때만 해도 힘들면 ‘안 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언니 오빠가 와서 달래줬다. 국가대표가 된 뒤엔 ‘기왕 힘든 것 힘내서 해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