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 생산이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도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지만 소매 판매는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11월 0.3%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1월(0.4%)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산업 생산이 4개월 연속 증가를 보인 것은 2022년 1월 이후 25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3.1% 늘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개선에 자동차 등 다수 업종에서 생산이 늘어난 결과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10.3% 증가했다. 2014년 11월(12.7%) 이후로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운송장비(23.8%)와 기계류(6.0%) 모두 전달보다 투자가 늘었다. 통계청은 “물동량 증가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운송 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지표는 여전히 제조업 경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지난달 3.1% 줄면서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0.5%)과 올 1월(1.0%)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소매 판매에서는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4.8% 감소했고 통신기기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도 3.2% 줄었다. 다만,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는 2.4% 늘었다.
정부는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고 내수로 온기가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상·하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