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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이종섭 귀국용 회의 등 행정력 낭비 초래”

입력 | 2024-03-30 01:40:00

[총선 D―11]
25일만에 사퇴 ‘외교 결례’ 지적도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9일 결국 사임하면서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외교가에서 나왔다.

앞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가운데 호주로 부임한 이 대사는 논란이 확산되자 방산 재외공관장 회의를 이유로 21일 급히 귀국했다. 이때 외교가에선 이 회의를 두고 정부가 급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 때문이 아닌, 정상적 업무 수행차 이 대사가 귀국한다는 명분을 만들고자 급조한 회의란 것. 실제 이 회의는 이 대사 귀국 하루 전(20일)에야 일정이 최종 확정됐다고 한다.

이 대사는 급조 회의 논란을 의식한 듯 귀국 직후 외교부·국방부 장관 등을 잇따라 면담했다. 28일에는 자신을 포함해 방산 관련 주요 6개국 대사가 소환된 공관장 회의에도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이 회의에 앞서 방산업체들로부터 수출 지원 건의사항 등도 급하게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사가 돌연 사퇴하면서 이러한 일정들의 의미는 크게 퇴색됐다. 외교 소식통은 “이 대사를 위해 다른 공관장들까지 귀국시킨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 대사 없이 방산 일정들이 이어져도 이미 힘은 쭉 빠졌다”고 지적했다.

25일 만에 주요국 대사가 이례적으로 사퇴한 자체가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사는 앞서 호주로 출국한 지 11일 만에 귀국한 바 있다. 호주에 신임장 사본만 제정(제출)했을 뿐 공식 업무를 거의 하지 못한 채 귀국한 것. 이때문에 대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당시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돌연 사퇴 소식까지 전하게 돼 호주 입장에선 불편하게 받아들일 거란 우려가 정부 내에서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논란이 된 인사를 호주로 무리해서 보낸 데다 그 인사가 한국에서 사퇴까지 했으니 호주에는 두 번 결례를 범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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