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1] 대학생이 사업자 등록증 내고 대출… 서류 위조 등 불법행위 가능성 6개월뒤 해외연수 “부모 잘만난 복”… 새마을금고중앙회 “현장검사” 梁 “이자 절감 위해 편법 대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한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 뉴스1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 대학생 딸의 11억 원 규모 ‘편법 영끌 대출’ 논란이 ‘불법 작업대출’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양모 씨가 실제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11억 원을 대출받은 과정에 서류 위조 등 불법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다음 달 1일부터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위법 부당한 사항이 발견되면 대출금 회수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 씨의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2020년 11월 양 후보의 배우자는 대부업체에서 약 5억∼6억 원(채권최고액 7억5400만 원)을 빌렸다. 그리고 5개월 뒤인 2021년 4월 딸 양 씨가 수성새마을금고에서 부모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대출 방식으로 11억 원을 빌렸는데, 같은 날 양 후보 배우자의 대부업체 근저당권이 말소됐다.
새마을금고는 양 씨가 받은 대출이 사업자대출이었다고 밝혔다. 사업자대출은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사업 자금을 위한 담보대출로, 소득 규제가 엄격하지 않고 당시 70∼80%인 담보인정비율(LTV)도 충분해 대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사업자대출이었고, 제출한 관련 서류 및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며 “주택 구입 자금으로 쓰는 줄 알았다면 당연히 (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도 “대출금이 사업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됐을 경우 불법 대출로 회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불법 작업대출” 의혹에 새마을금고 조사
금융권은 양 씨의 대출 과정이 금융 당국에 여러 차례 적발됐던 ‘불법 대출’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서류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직업 등을 설정해 대출 승인을 받아내는 불법적 방법을 일컫는 이른바 ‘작업대출’의 일종일 수 있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행정안전부에 요청해 양 후보 자녀의 사업자대출 과정 및 실태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금감원이 직접 검사에 나서려면 새마을금고의 주무 부처인 행안부의 요청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에는) 검사권이 없어 양 후보 자녀 관련 상황과 새마을금고의 대출 규정 등을 살펴보기 위해 자료를 우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차원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양 후보가 출마한 경기 안산시에서 집중 유세를 하며 “11억 원은 소상공인들의 생업을 위해서 대출됐어야 할 돈”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시민들은 대출 못 받게 꽉 막아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그러고 있었던 것”이라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이-조(이재명 조국)심판특위도 이날 “법률팀 검토 결과 이 사안은 사기죄 성립이 분명해 보인다”며 고발 방침을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