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퓨얼셀㈜
범한퓨얼셀㈜이 두산건설로부터 인수한 창원국가산업단지 공장부지. 범한퓨얼셀 제공
범한퓨얼셀은 모기업인 범한산업의 첨단 수소 압축기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충전소 시장에서도 활약 중이다. 현재 해당 분야 국내시장 점유율은 11.4%에 달한다. 회사는 2023년부터 수소 버스 및 대형 화물차를 위한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잠수함용 연료전지 매출이 견조한 가운데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도 뛰어들었고 수소 충전소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명실상부 국내 수소산업의 신성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소’에 진심인 기업, 신사업 성과 정조준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 모듈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15년 이상 시장을 독점해 온 독일 지멘스에 이어 2014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당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범한퓨얼셀 개발 연료전지는 3주 이상의 세계 최장기간 잠함 성능을 보유해 약 2주의 잠함 성능을 보유한 독일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부터 ‘도산안창호함’ 등 장보고 Ⅲ(KSS-Ⅲ)급 잠수함에 해당 모듈을 탑재했으며 총 9척에 대한 공급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에 독일산 연료전지를 사용하던 장보고 Ⅱ급 잠수함 9척에 대해서도 국산 연료전지 모듈로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 범한퓨얼셀은 해군이 운용 중인 장보고-Ⅱ(KSS-Ⅱ)급 잠수함 9척에 탑재돼 있는 연료전지 모듈의 국산화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개발 완료 예상 시기는 올해 8월로 올해나 내년 중 해군의 수주가 예상된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셈이다.
최근 신규 계약 소식도 들려왔다. 범한퓨얼셀은 지난달 27일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잠수함에 수소연료전지 모듈을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범한퓨얼셀이 한화오션과 장보고-Ⅲ Batch-Ⅱ 3번함 연료전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다. 계약 금액은 285억9500만 원으로 회사 2022년 매출액의 56.4%에 해당한다.
범한그룹은 재작년 인수한 범한메카텍 액화수소 저장 기술, 모기업인 범한산업의 수소 압축기 기술, 범한자동차의 모빌리티 역량 등 수소 생산부터 저장, 활용 단계에 이르는 수소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소 산업 전 주기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MEA(막전극접합체) 제조를 위해 설립한 범한머티리얼즈의 최근 성과도 주목된다.
정영식 범한그룹 회장은 “수소연료전지 기술 중 대부분의 부품이 국산화됐는데 유일하게 국산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 MEA였다. MEA는 수소연료전지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서 대부분 외국에서 조달하고 있던 실정이었다. 최근 범한머티리얼즈가 세계적 MEA 업체인 영국의 존슨매티사로부터 잠수함용 연료전지 MEA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 및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완전한 기술 자립을 확보한 것이다.
범한퓨얼셀은 수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11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한다. 두산건설로부터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수소 전문 기업인 범한퓨얼셀은 지난 2월 2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의 두산 공장 부지(12만9890㎡)와 건축물(4만8302㎡)을 비롯한 일체의 유형자산 1100억 원 규모의 인수 매매를 완료했다. 이는 수소선박용, 수소버스용 및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위한 공장 증설 계획에 따른 것이다.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해양 및 육상 수소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지에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수소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친환경 기업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운영 제반 활동에서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저탄소 생산 공정 및 오염 물질 배출 절감 등 국내외 환경 법규와 규제, 협약을 준수하고 있으며 그룹사 전체에 주기적인 환경 교육과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회장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준법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기업을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
정영식 범한그룹 회장 인터뷰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범한기술원 전경.
정 회장은 “부산 중앙동 5가 해성빌딩 501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한다. 10곳의 창업 투자 회사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경남은행 자회사인 경남창업투자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범한산업을 창업했고 지금의 범한그룹에 이르렀다.
그는 특히 창업 후 30년 넘게 함께 호흡해 온 해양대 출신 창업 멤버 4인방이 아직도 범한그룹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점에 감사를 표했다.
정 회장은 “기업은 자본과 인프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기업을 완성시킨다”고 말하며 특히 ‘배려’라는 덕목을 강조했다. “자기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사고 접근이 있어야 상호 신뢰 관계가 생성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경영 철학 속에 정 회장은 “우리 범한그룹은 9개의 회사에 총자산 9300억 원가량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따라서 분야별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경영인들에게 각 기업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 7회째를 맞이하는 ‘범한배 전국중학야구대회’는 이미 전국 야구대회로 자리 잡았고 출전 팀을 더 확대해 전국 최고 명문 대회로 성장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회장은 한국스카우트 경남연맹장으로서 지난 새만금 잼버리대회 진행에도 기여하는 등 청소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한 활동에 힘쓰고 있다.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메세나 경영의 일환으로 경남오페라단, 경남메세나협회 등 문화예술 단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매칭 펀드를 조성해 매년 2∼3개의 문화예술팀 및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