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요업㈜
생산 설비 현장. 청화요업㈜ 제공
민 회장이 회사를 열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민 회장은 1960년대 국비 연수로 일본을 방문해 당시 일본의 선진 산업화 현장을 목격하고 한국도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국가 산업, 특히 세라믹 분야에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창업까지 이어진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청화요업은 건설 분야에서 디자인 다각화와 건축 양식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화요업은 수많은 현장 건축사와 주요 디자이너 등과 협업하면서 그동안 시장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 개발에 투자해왔다. 다양한 컬러의 제품과 기존에 없던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다각화된 건축양식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종교시설, 학교 등 대형 건축물 외에 건축주와 건축사의 의도에 적합한 비스포크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선진화된 산업화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창업 철학과 디자인 확대라는 경영 시각이 맞물려 새로운 브랜드 론칭으로 이어졌다. 2013년 청화요업은 제조사와 브랜드를 분리해 ‘브릭코’라는 새로운 브랜드명을 출범했다. 이 이름은 ‘brick’과 ‘Korea’의 합성어로 한국을 대표하는 벽돌 브랜드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부터 민 회장의 장남인 민대홍 대표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장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2세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셈이다.
브릭코 슬림.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유사한 제품들이 있으나 대부분 중국 제품이다. 일부 제품은 중국 내 건축 폐기물 벽돌을 커팅해 고벽돌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유통시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건축 폐기물의 경우 발암물질인 석면 등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민 대표는 “국내의 공인기관에서 환경 및 유해성 평가를 해 국내 건축물 내외장재에 중국산 폐기물 사용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2월 열린 코리아빌드 전시회 현장.
한편 회사는 직원 복지로 코로나19 이전에 시행하던 직원 가족 해외여행 프로그램을 재개할 방침이다. 민 대표는 “가족 단위 해외여행은 최소 수백만 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학원비 등 지출이 많아 선뜻 나서기 어렵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 이제 코로나도 끝났기에 하반기부터 대상 직원을 선정해 다시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도전 의식 R&D로 이어져”
민대홍 청화요업㈜ 대표 인터뷰
민 대표는 현대그룹 등 대기업에서 13년간 근무한 후 40대 초에 입사했다. 이후 브릭코, 브릭코 슬림 등 브랜드 론칭과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며 앞서가는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민 대표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점토 벽돌 시장마저 중국 업체에 빼앗긴다면 대한민국은 건축에 있어 시멘트 말고는 전부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 온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 만족 제품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외 선진 업체와의 교류에 힘쓰는 한편 앞서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로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40년 동안 사랑받아온 회사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도 혁신을 가속화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받아 들고 있다. 그는 도전적인 자세를 강조하며 “현대사회의 건축 시장 변화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개발(R&D) 부문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임직원과 새로운 직원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민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거시경제 환경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파도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개발이 답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건축 시장과 유사한 유럽 및 미국, 일본의 선진 시장에 대해 분석하며 건축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선진 기술을 앞지르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점토 벽돌, 점토 타일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시공이 빠르고 편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2025년 그 결과물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