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그리고 성장] 현대자동차그룹 ‘수소-소프트웨어로 대전환’ 목표 이동 솔루션-서비스 끊김 없이 연결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1월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최훈 주싱가포르 한국 대사, 픙 청 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청장,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 대사.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 환경 속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였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거듭나겠단 것이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는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가장 명확하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당시 현대차가 꺼내 든 화두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 대전환’이었다. 이는 현대차가 앞으로 수소 에너지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AI 기술력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번 CES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모셔널, 제로원, 포티투닷 등 그룹 내 7개사가 총출동해 역대 최대 규모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CES 2024에서는 로봇 제작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도 선보였다. AI를 바탕으로 모든 상자에 대해 스스로 세운 규칙에 따라 트레일러와 배송용 컨테이너를 비우기 때문에 사전에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치는 최대 무게 약 22.7kg의 상자를 운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열었던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도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생산 기술이 대거 접목된 곳이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HMGICS는 지능형·자동화된 제조 플랫폼을 갖춰 다품종 유연 생산의 ‘제조 혁신’을 주도하고자 세워졌다.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AI와 로봇 기술을 HMGICS의 제조 시스템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산 시설 내부를 바쁘게 오가는 노란색 ‘AI 키퍼’다. 해당 기기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AI 기술을 접목한 일종의 ‘조립 품질 검사원’ 역할을 수행한다. AI 키퍼는 작업자가 여러 부품을 차량에 조립할 때 가까이 다가가 이를 촬영한 뒤 비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조립 품질을 확인한다.
또한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AGV’는 차체를 생산 작업이 이뤄지는 셀에 정확하게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다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AMR’의 경우에는 차량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유기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HMGICS 생산 공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