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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환자의 75%, 온라인 리뷰 보고 병원 고른다”

입력 | 2024-04-01 03:00:00

의료진 3만6000명 리뷰 분석해보니
온라인 리뷰와 서비스 품질 연관성 높아
리뷰 관리 신경쓰고 접근성 높일 필요




독한 감기몸살에 걸려 병원에 가려 할 때 고민되는 것이 있다. 어떤 병원을 가면 좋을까? 기왕이면 더 실력 있고 친절한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싶은 마음에 주변 병원의 리뷰를 찾아보기도 한다. 과거에는 입소문에만 의존했던 의료 서비스 관련 정보를 이제는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특히 다른 환자들이 직접 남긴 리뷰는 병원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리뷰에는 정확하지 않거나 유용하지 않은 정보가 많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료 서비스 이용자의 75% 이상이 온라인 리뷰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온라인 리뷰는 소비자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스탠퍼드대와 워싱턴대 연구진은 온라인 리뷰 사이트 옐프와 의료보험 회사 메디케어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3만6000명의 의료진 데이터와 그들의 온라인 평점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평점이 높은 의료진일수록 교육 수준, 전문 자격증 등의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또 치료 후 재입원율, 재발률 등이 낮게 나타나며 의료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예후를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의 평점이 의료 서비스 품질과 큰 연관성을 나타낸 셈이다.

의료 서비스 이용자들의 의료진 선택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보니 평점이 1개 증가할 때 의료진의 수입과 환자의 수는 1.9%, 1.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뷰 내용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결과 대기 시간, 의료진 매너, 편의시설 등 부가적인 서비스 품질에 대한 내용보다 진단 및 처방 방법 등 의료 서비스 품질에 대한 언급이 의료진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리뷰는 환자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를 찾게 도와준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도 평점이나 리뷰를 바탕으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민간 의료 서비스가 공공 의료 서비스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공공 의료 서비스 부문의 서비스 개선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암시한다. 무엇보다 부가적인 서비스보다 본질적인 의료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의료 서비스는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만큼 리뷰 플랫폼이나 정책 입안자들도 의료 서비스 리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리뷰 플랫폼은 인공지능을 도입해 거짓 리뷰를 걸러내는 등 전반적인 리뷰의 품질을 관리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들은 허위 리뷰, 리뷰 조작 등을 단속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온라인 리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기관 차원에서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안지선 한양대 경영학부 조교수 jsahn@hanyang.ac.kr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