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 넘으려 현금 확보 오너일가 경영 전면 나서기도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뉴스1
건설업계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한 인적 쇄신과 자산 매각 등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 4월 위기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침체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마창민 대표를 포함해 주택 부문과 토목 부문 등 임원 1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DL이앤씨의 실적 부진을 기존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모양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9911억 원으로 전년(7조4968억 원) 대비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970억 원(2022년)에서 3307억 원으로 30% 넘게 줄었다. DL이앤씨 측은 “최근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것에 따른 대비 차원”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대표를 포함한 새 임원진 구성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건설사들은 인적 쇄신 외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에도 나섰다. GS건설은 2011년 인수한 수처리 업체 GS이니마의 지분 일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핵심 사업 부문 중 하나인 수처리 업체 지분을 매각해 차입금과 부채비율 축소에 나선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차입금이 증가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선 경우도 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오너가 4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11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올해 3월 말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태영건설은 윤세영 창업회장이 워크아웃 직전인 지난해 12월 경영에 복귀했고, 29일 지주사인 TY홀딩스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주택사업이 오히려 위기의 뇌관이 된 상황”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계열사 지원이나 자산 매각 등이 가능하지만 지방 중소·중견건설사의 어려움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