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수서~동탄 첫 운행 탑승객 1만8949명… 예상보다 13%↑ “가격 비싸지만 출퇴근 시간 줄어” “승강장 깊어 불편, 환승역 반쪽 개통”
지난달 30일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동탄역 플랫폼 전광판에 열차 출발 시각이 나와 있다. 배차 간격은 사람이 몰리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17분 수준이지만 주말이나 오후에는 최대 30분까지 벌어진다. 화성=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승강장까지 내려오는 데 시간이 꽤 걸리네요. 일반 지하철 대비 가격이 비싸고 배차 간격도 너무 넓어서 매일 이용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요.”(대학생 정서현 씨)
“가격은 좀 비싸지만 출퇴근 시간이 확 줄어드니 앞으로는 직장을 동탄에서 서울로 넓혀서 찾아봐도 될 것 같아요.”(직장인 구기영 씨)
지난달 30일 오전 5시 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동탄역. 아침 기온이 약 4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쌀쌀했지만 이날 정식으로 운행을 시작한 수서행 GTX 첫차를 타기 위해 길을 나선 시민 200여 명이 플랫폼 곳곳에 서 있었다. 20대부터 미취학·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부모,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30대 여성 등으로 다양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통 첫날 탑승객은 1만8949명으로 국토부가 예측한 주말 하루 평균 수요(1만6788명)보다 13% 많았다.
GTX는 지하 40∼50m인 대심도에서 운행한다. 그만큼 승강장이 지하 깊은 곳에 있다. 이날 지상에서 동탄역 GTX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시간을 재어 보니 7분 이상이 걸렸다. 출퇴근 시간 평균 배차 간격(17분)과 승강장을 오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열차를 타는 데 30분 가까이 걸릴 수 있다. 대학생 정서현 씨는 “학교가 수인분당선 죽전역 근처라 수업이 있는 날 이용할 계획이지만 탑승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고 말했다.
GTX 객실 내부에 승객들이 탑승해 있다. 열차 좌석 폭은 일반 전철보다 약 3cm 넓은 48cm다. 이날 탑승한 승객들은 대체로 승차감 등 편의성에는 만족했지만, 배차 간격 등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화성=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요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GTX 기본요금은 3200원으로 수서∼동탄 32.8km 구간을 이동하는 데 성인 기준 4450원을 내야 한다. 직장인 김종욱 씨(42)는 “광역버스 대비 가격이 높은데 좀 더 낮추면 좋겠다”며 “배차 간격도 줄여야 출퇴근 때 유용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경기 용인시에 사는 최재강 씨(37)는 “광역버스로도 논현역까지 이동하려면 4000원 넘게 내야 한다”며 “서비스 대비 합리적인 운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직 ‘반쪽짜리 개통’이라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다. A노선은 전체 구간(파주 운정∼동탄) 중 수서∼동탄 구간만 우선 개통했다. 개통된 구간에서도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구성역은 6월이 돼야 개통한다. 대학생 김동영 씨(21)는 ”아직 개통하지 않은 역들이 다 주요 환승역으로 가장 많이 이용할 역이어서 아쉽다”고 했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A노선이 제때 운행되도록 관리하기 위해 한 달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역별로 40명 이상의 안전요원을 추가로 투입해 질서를 유지하고 SRT와의 연계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