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 나서 KT 에이스 울려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 10번째 한화 ‘류현진 효과’ 분위기 달라져
2024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황준서(앞)가 31일 데뷔전으로 치른 KT와의 대전 안방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뒤 2022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선배 문동주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한화 고졸 루키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건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이다. 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한화가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질주했다. 7번째 승리의 주역은 고졸 신인 투수 황준서(19)였다.
한화는 31일 KT와의 대전 안방경기에서 왼손 투수 황준서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노시환-페라자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14-3으로 크게 이겼다. 전날 KT를 8-5로 꺾고 단독 1위에 올랐던 한화는 선두를 지켰다. 한화가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건 김응용 감독(84)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4년 3월 30일 이후 10년 만이다. 개막 후 8경기에서 7승(1패)을 따낸 것도 1992년 전신 빙그레 시절 이후 32년 만이다.
한화는 최근 네 시즌 중 세 시즌(2020∼2022시즌) 연속으로 최하위(10위)에 머물렀고 직전 시즌에도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류현진이 12년 만에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는 지난달 23일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한 LG와의 개막전에서 패했지만 이튿날부터 연승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2024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황준서는 1회부터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1회초 상대 선두 타자 배정대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2회엔 베테랑 황재균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냈다. 황준서는 이날 최고 시속 149km의 패스트볼과 130km 안팎의 스플리터, 느린 커브 등을 섞어 던지며 KT 타선을 잠재웠다. 5이닝을 1점으로 막은 황준서는 역대 10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에서는 2006년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다. 황준서는 경기 후 “(류)현진 선배님한테 많이 배워서 (왼손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선배 타자들도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황준서를 도왔다. 한화는 2회말 2사 1, 2루에서 이도윤의 2루타로 먼저 점수를 뽑은 뒤 문현빈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지난 시즌 홈런왕 노시환은 2회 3점 홈런(3호),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는 3회 2점 홈런(4호)으로 힘을 보탰다.
KIA는 잠실에서 두산을 9-3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키움은 홈런 세 방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LG를 8-4로 꺾고 2연승했다. SSG는 연장 11회 승부 끝에 삼성을 4-3으로 눌렀다. NC도 연장 11회 접전 끝에 롯데에 8-7로 승리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