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을 대출받아 서초구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인 양 후보의 딸이 거액을 대출받을 수 있었던 건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양 후보의 선거사무소 전경. 뉴스1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전국 새마을금고의 사업자 대출 실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후보의 ‘작업대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현재 양 후보는 “당시 업계 관행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사업자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정작 사업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 애꿎은 불똥이 튈 우려가 제기된다.
1일 관계부처 고위관계자 등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이달 중 전국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사업자 대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양 후보의 딸에게 11억 원을 대출해 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검사와 별개로 다른 금고에서도 이같은 행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중앙회는 각 금고가 취급한 사업자 대출에 대해 적절한 검증과 확인이 이뤄졌는지, 작업대출을 가려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됐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양 후보의 경우 스스로 해명 과정에서 집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대출을 알아보다가 사업자 대출을 받게 됐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전형적인 작업대출이었음을 실토한 셈이 됐다. 금융당국은 사업 외 용도로 대출금이 사용될 것을 알고도 사업자 주담대를 취급하는 행위를 위법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양 후보가 편법인 줄 알았다면서도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업계 관행’이었다는 떠넘기기식 해명으로 일관함에 따라 새마을금고 중앙회 측은 결국 전수조사에 나서게 됐고 불똥이 사업자 대출 전반으로 번지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사업자 대출의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 후보의 딸이 받은 개인사업자 주담대는 소상공인이 주택을 담보로 잡고 사업 운영자금이나 시설자금 등을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에 빌려주는 상품이다. 주택 투기 목적이 아닌 사업 지원을 위한 것이다 보니 월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원금분할이 아닌 이자만 내는 만기상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소상공인이 사업을 위해 사용하는 자금인 만큼 지금까지는 담보물만 검증된다면 가계대출보다 비교적 원활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앙회 측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전수조사에 나선 만큼, 향후 대대적인 제도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정작 사업자금에 목마른 소상공인까지 이번 양문석 사태로 피해를 보게 됐다.
한편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이날부터 양 후보의 딸에게 사업자 대출을 내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선다. 중앙회 측은 “검사 결과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항이 발견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대출금 회수 등 조처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