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관광지내 캠핑장 모습(영동군 제공) /뉴스1
“금강을 벗삼아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최고의 힐링 코스가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주말에 영동 송호관광지를 찾은 정세훈 씨(45·대전시 동구)는 이렇게 말하며 씁쓸해했다.
금강 비경과 노송이 어우러진 충북 영동군의 양산팔경 6경인 송호관광지 일대가 신음하고 있다.
1일 영동군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금강유역환경청이 2020년 8월부터 용담댐 방류로 침수피해가 난 양산면 송호리∼봉곡리 구간(길이 1479m) 금강송호지구하천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강 주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이 구간에 4~5m 높이의 제방(돌망태) 쌓는 것이 핵심이다. 이 사업에 송호리 일대 군도 19호선이 포함돼 송호관광지 내 3만2620㎡(폭 6∼7m)가량이 제방공사 터로 편입된다.
송호관광지 내 수령 100년 이상 된 노송 300여 그루 중 80여 그루도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공사 진행을 위해 박씨 문중 소유 땅과 노송을 사들였다. 지난달부터 노송 이식 작업을 하고 있다. 우선 1㎞가량 떨어진 장소에 가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호관광지 일부가 하천정비사업에 편입되면서 자칫 명품 휴양지로서 명성을 잃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송호관광지를 자주 찾고 있다는 이정식 씨(57·청주시 서원구)는 “침수 예방도 중요하지만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방안 마련도 고민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영동군 관계자는 “송호관광지를 찾은 탐방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정비와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동=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