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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퇴진하라” 성난 이스라엘 국민들, 대규모 반정부 시위

입력 | 2024-04-01 17:27:00

개전 후 최대 시위에도…네타냐후 퇴진 요구 일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약 반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달 30, 31일 양일간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퇴진 요구를 일축했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석방을 촉구했다. 하루 전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 앞에서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지난달 31일 예루살렘에 있는 의회 건물 인근에만 수만 명이 운집했다면서 이번 시위가 전쟁 발발 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라고 평했다.

특히 인질 가족은 “총리가 인질 협상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조기 총선을 통해 새 지도자를 선출한 후 하마스와 협상해 인질을 돌려받자고 외쳤다. 현재 풀려나지 못한 인질은 약 130명이며 이 중 3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극우 연정 내 파열음도 커졌다. 인구의 약 13.5%를 차지하는 초정통파 유대인 ‘하레디’는 1948년 건국 때부터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전쟁 발발 후 이들 또한 입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핵심 지지층인 극우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공식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연정 내에서 비교적 세속주의 성향이 강한 정당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 중인 이스라엘 성인 남성의 상당수가 전쟁 발발 후 귀국해 예비군 등으로 자원 입대한 것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의 장남 야이르(33)가 계속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는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된다. 자신의 아들은 참전하지 않으면서 총리가 계속 “전쟁”을 외치는 것이 모순이라는 의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1일 “지금 총선을 치르면 인질 협상이 더 늦어질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날 탈장 수술을 받았다. 75세이며 지난해 7월에도 심박조율기 삽입술을 받은 그의 건강 이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