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당 매출 신세계-현대보다 적어 점포 재조정 통한 수익성 개선 나서 주주총회서 “속도감 있게 추진” 강조
롯데쇼핑이 위기 극복을 위해 점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다.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외형 확장뿐 아니라 영업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경영진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일 롯데에 따르면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부회장)는 지난달 26일 서울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에서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주총에서 “올해부터는 매출과 이익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는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주총 개최와 함께 공시한 영업보고서에는 “비효율 점포는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고려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리포지셔닝 전략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된 내용이다. 다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수익성 개선 목표가 함께 언급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가 32개로, 현대백화점(16개)과 신세계백화점(13개)의 두 배 이상이었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순매출을 점포 수로 나눈 점포당 매출은 537억 원에 불과해 2000억 원대의 신세계와 1000억 원대의 현대보다 현저히 낮다.
리포지셔닝 대상으로는 실적이 좋지 않거나 이미 매각 후 재임차를 진행한 점포 등이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분당점을 시작으로 일산점, 포항점, 동래점을 비롯해 10여 개 점포를 매각 후 재임차했다. 이 중 캡스톤자산운용이 보유한 포항점, 동래점과 KB자산운용이 보유한 일산점, 상일점은 매각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본점과 수원점 등에는 리뉴얼 역량을 집중해 ‘프리미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측은 “(점포 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보고서에도 리포지셔닝 관련 문구가 들어간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의 효율화 전략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