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5만원-사립 22만원 추가 지출 학부모 81% “양질 교육에 돈 더 낼 것” 방과후 과정 확대 등 질적 개선 요구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4세 딸이 다니는 사립유치원에 매달 60만 원 넘는 돈을 낸다. 수업료와 간식비 및 셔틀버스비를 합쳐서 28만 원가량 내고 특성화 활동비 3만5000원, 방과후 과정(종일반) 9만5000원,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 20만 원 등을 추가로 낸다. 재료비와 체험활동비도 학기마다 30만 원가량 된다. 김 씨는 “주변에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를 보내며 매달 150만 원 이상 지출하는 부모도 많다”고 말했다.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교육비를 추가 지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부모 80.5% “유치원에 돈 더 낼 수 있다”
개인별로는 최대 85만 원을 추가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유치원 원아의 경우 평균 5만2000원, 사립유치원의 경우 평균 22만4000원을 추가로 냈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 유치원 교육비를 추가로 지출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학부모의 80.5%는 ‘있다’고 답했다. 지출할 의사가 있는 비용은 평균 14만6000원이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15만4000원까지 추가로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아학비 지원이 없어도 유치원에 보낼 의향이 있다는 학부모는 67.3%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41개 유치원,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진행됐다. 2021년 유아교육법을 개정하면서 유아교육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도록 했는데 이에 따라 처음 실시된 조사다.
● 방과후 과정-교육 내용 개선 요구 많아
자녀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연령은 3세 이하가 53.3%로 가장 많았고, 4세가 37.6%로 뒤를 이었다. 유치원에 다니기 전에는 어린이집을 다닌 경우가 87.2%로 대부분이었다. 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아이의 전인 발달을 위해서(52.7%) △초등학교 준비교육을 위해서(21.6%) △자녀의 친구 관계 형성을 위해서(13.7%) 순이었다. 하원 시간 평균은 오후 4시 17분이었다. 맞벌이 가구 자녀는 평균 오후 4시 28분에 하원해 외벌이 가구 자녀보다 34분 더 늦게 집에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방과후 과정 확대’(21.3%)와 ‘교육 내용 다양화’(19.1%) 등 질적인 면을 꼽았다. ‘교육비 인하’는 8.2%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유치원 지출을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공약이 나오고 있지만 학부모들이 정작 더 원하는 건 교육의 질 개선이란 의미다.
서울 지역 학부모 이모 씨는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기보다 유치원이나 학원을 통해 아이에게 여러 경험을 시켜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양질의 교육을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