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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판매가 강제’ 美반도체기업 TI 조사

입력 | 2024-04-02 03:00:00

정해진 가격에 팔도록 강요한 혐의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도 조사




국내 대리점을 통해 반도체를 팔면서 자신들이 정한 가격대로 팔도록 강제하는 등 ‘갑질’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상대로 최근 현장 조사를 마쳤다. 이들은 한국 대리점을 통해 반도체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정한 도소매 가격대로만 상품을 팔도록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제조업체가 이같이 도소매가격을 제한하는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유통단계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TI는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대만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 등이 근무한 경력이 있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유명하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유통 시장에서 판매가격을 정하거나 경쟁자를 배제하는 등 반도체 업계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엄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불공정 행위가 이어지자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에도 공정위는 삼성전자에 불공정 계약을 강요한 미국의 통신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에 과징금 191억 원을 부과했다.

이와 별개로 공정위는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보스턴사이언티픽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마치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이 있다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