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8] ‘낙동강벨트’ 부산-경남 찾아 유세 소상공인 표심 겨냥해 또 세금 경감 공약 “저도 롯데투수 염종석처럼 소진돼도 좋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에서 이종욱 후보(경남 창원-진해·왼쪽),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달곤 의원과 어깨동무를 한 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연 매출 8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창원=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경남(PK)을 찾아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연 매출 8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 생필품 등 일부 품목 부가세를 10%에서 5%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데 이어 또 세금 경감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뒤 첫 수도권 밖 유세 지역으로 4·10총선 격전지인 낙동강벨트가 있는 PK 지역을 찾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사상구 지원 유세에서 “4월 10일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끝내는 날이 됐으면 한다”며 “법 개정 없이 정부가 시행령을 바꿔 조정할 수 있는 범위 상향이 1억400만 원이다. 총선에서 승리해 2억 원으로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월 민생토론회에서 시행령을 고쳐 7월부터 간이과세자 기준을 1억4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금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2억 원까지 파격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또 자영업자 육아휴직제도, 손실보상 지원금 환수 유예 등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이 세금 경감 공약을 잇달아 내놓는 건 고물가와 경제 부진으로 정부 여당에 등을 돌리는 유권자들을 돌려세우기 위한 의도다. 한 위원장이 공식 유세 첫날 서울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에서 부가세 인하 공약을, 낙동강벨트가 있는 PK에서 간이과세 기준 상향 공약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당 공약에 대해 “소상공인의 편익과 재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총선을 앞두고 지출이 소요되는 공약들이 나오고 있는데 한정된 재정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담아가느냐는 기재부의 과제”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 사상구와 영도구, 경남 창원, 김해 등 10곳에서 지원 유세를 벌이며 지역 밀착 공약도 내놨다. 한 위원장은 1992년 부산 연고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던 투수 염종석을 거론하며 “저와 동갑인 염종석의 최고의 해는 그해뿐이었다”며 “저는 염종석처럼 올 한 해 소진하고 끝나도 불만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 등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 발언을 언급하며 “저희가 읍소한다고 하니 이 대표가 ‘악어의 눈물’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정말 쓰레기 같은 형수 욕설을 하고 그게 드러난 다음 국민한테 미안하다며 눈물 흘렸는데 그게 악어의 눈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거론하며 “깡패들 싸움에도 명분이 있는데 조국과 이재명의 명분은 도대체 뭐냐. 범죄자들을 치울 수 있게 저희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