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0시 38분쯤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한 주유소에서 일하던 30대 남성이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렀다. (의정부경찰서 제공)/뉴스1
경기 의정부시의 한 주유소에서 자기 몸에 불을 지른 30대 직원은 ‘전자담배’라는 말에 속아 대마를 피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0시 35분경 의정부 장암동의 한 주유소에서 일하는 A 씨(32)에게 지인 B 씨(30대)가 찾아왔다.
당시에도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B 씨가 액상 전자담배를 꺼내 “최근에 나온 고급 담배인데 정말 좋다”며 권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별 의심 없이 받아서 흡입했다. 그러나 A 씨가 피운 건 액상 대마였다.
A 씨는 갑작스러운 환각 증세에 빠져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렀다. 그러면서 “대마를 피운 것 같다”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근처에서 목격한 시민 2명이 비치돼 있던 소화기로 불을 껐다. 병원에 옮겨진 A 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 양측의 진술, 관련자의 전력과 전후 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A 씨는 B 씨의 말에 속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 씨를 마약 투약 소지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