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트업 ‘바르다’ 세계 첫 성공… 우주선에 화학 물질 합성장비 탑재 무중력 활용… 생산비, 기존의 10% 보령도 美우주기업에 투자해 “고순도 약물생산 ‘꿈의 치료제’ 가능”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의 ‘위네바고 1호(W-1)’가 지구로 무사히 귀환한 모습이다. 우주 공간에서 의약품을 합성한 위네바고 1호는 다시 지구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섭씨 약 1500도의 고온을 견뎠다.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제공
2일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우주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는 우주에서 만든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오염이나 변질이 없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주에서 의약품을 합성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합성한 약물을 지구에서 받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지구서 불가능한 ‘꿈의 치료제’ 가능성도
또 지구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잘 일어나지 않는 화학반응도 우주에서는 가능하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학반응이나 합성이 어려워 만들어지지 못하는 ‘꿈의 치료제’가 우주 공간에서는 탄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 ISS 도움 없이 자체 합성해 비용 10%로 절감
지구로 귀환이 가능한 W-1은 전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주 의약품 생산 비용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ISS를 거치지 않는 W-1 시스템은 이 부분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제약사들에 하나의 새로운 옵션이 생긴 것이다. 최 연구원은 “우주 사업을 결정하기 전 테스트베드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며 국내에서도 우주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령은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12억 원)를 투자하며 우주 사업에 나섰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세계 최초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이다. 10년 내 해체 예정인 ISS를 대체할 예정이다. 보령은 의약품 생산을 포함해 우주에서 진행 가능한 실험 및 제조 등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담당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