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7] 서울 ‘尹공보물’ 8명-‘韓공보물’ 34명… 한강벨트선 9명중 8명 尹 안넣어 한동훈, 文의 尹정부 실정 비판에 “文, 北에 퍼주다 소대가리 소리 들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선거공보물에 올린 배현진 서울 송파을 후보(왼쪽).
서울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에 출마한 국민의힘 한 후보는 2일 이같이 말하며 “전략적으로 윤 대통령 사진을 공식 선거 공보물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4·10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 바람에 여당에 불리한 판세 분석이 이어지자 여당 내에선 “격전지 후보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 존재 감추기가 한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1일) 유세에서 “지금 우리 정부가 여러분의 눈높이에 부족한 것이 있지만, 제가 100일도 안 됐다. 그 책임이 저에게 있진 않지 않느냐”며 거리를 두기도 했다.
특히 여야가 격전을 벌이는 한강벨트 등 수도권과 부산·경남 낙동강벨트에서 윤 대통령을 내세우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서울 지역구에서 윤 대통령을 공보물에 넣은 후보는 8명(16.7%)에 불과했다. 반면 한 위원장을 공보물에 등장시킨 후보는 34명(70.8%)이었다. 후보들이 사실상 윤 대통령 대신 한 위원장을 여당의 얼굴로 내세워 선거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한 위원장을 빼고 윤 대통령만 공보물에 넣은 후보는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후보(용산)가 유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공보물에 넣은 후보도 29명(60.4%)으로 윤 대통령보다 많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찍은 사진을 선거공보물에 올린 이혜훈 서울 중-성동을 후보(오른쪽).
친윤인 이용(경기 하남갑)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강명구(경북 구미을) 후보 등은 한 위원장 대신 윤 대통령 사진만 공보물에 넣었다.
후보들은 ‘용산 리스크’가 부각되자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서울 접전지에 나선 여당 후보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내가 인물 경쟁력이 있다’라고 반복해서 강조하며 각자도생, 백병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 역시 정권심판론은 차단하고 대신 본인을 중심으로 한 여야 대결 구도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남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날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였다. 문 전 대통령이 총선에 사실상 참여한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줄 것이라 고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중국에 굴종하고 혼밥했던 장면 기억하느냐”며 “북한에 갖은 퍼주기를 하면서 어떻게든 그림을 만들어보려 하다가 결국 ‘삶은 소대가리’란 소리를 듣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