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4’ 10일 개봉 8년 만의 후속편에 뜨거운 관심… 몸집 작은 카멜레온 역대 최강 빌런 여우 ‘젠’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 북미 박스오피스 2주간 1위 올라
“내면의 평화…. 내면의 평화…. 내…냉면의 평화…?”
통통하게 축 처진 배와 짧은 팔다리, 수련을 위해 ‘이너피스’를 외치지만 머릿속엔 먹을 생각으로 가득한 판다 ‘포’. 어수룩해 보여도 의외의 운동신경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용의 전사가 된 포가 다시 한번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후계자를 찾아 나서며 한층 더 성숙한 성장담이 펼쳐지는 ‘쿵푸팬더4’가 10일 개봉한다. 푸바오를 중국으로 떠나보낸 한국 관객들의 쓸쓸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을까.
8년 만에 돌아온 ‘쿵푸팬더4’는 용의 전사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포(잭 블랙)가 후계자를 찾으라는 스승 시푸(더스틴 호프먼)의 명을 받고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어려운 수련을 거치고 모든 동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용의 전사로 거듭난 포는 전사 자리를 쉬이 내놓고 싶지 않다. 그러던 중 새로운 악당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를 처단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비밀을 가진 실력자 젠(아쿼피나)을 만나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주인공 포를 비롯해 여우 젠과 악당 카멜레온이 새롭게 나온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마이크 미첼 감독은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포 역시 그렇고 포가 만나는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라며 “상대를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믿어줘야 한다는 게 메시지”라고 말했다.
가장 반가운 건 ‘영원한 포’ 배우 잭 블랙의 목소리 연기다. 장난기 넘치면서도 힘 있는 그의 목소리가 추억의 ‘포’를 소환한다. 재치 넘치는 대사들은 블랙의 애드리브인지, 진짜 대사인지 헷갈릴 만큼 ‘싱크로율’이 뛰어나다. 새로운 캐릭터인 여우 ‘젠’은 한국계 미국인인 아쿼피나가 연기했다. 래퍼 출신 연기자인 아쿼피나는 특유의 허스키함으로 할리우드 내 새로운 목소리 연기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인어공주’(2023년)에서 갈매기 스커틀을, ‘인투 더 월드’(2024년)에서 뉴욕의 비둘기 멍첨프를 연기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다만 호랑이 타이그리스, 원숭이 몽키, 두루미 크레인, 살모사 바이퍼, 사마귀 맨티스로 이뤄진 ‘무적의 5인방’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워할 시리즈 팬들이 많을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 젠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은 자연스레 영화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타이렁, 카이 등 전작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해 아쉬움을 달래준다. 새 악당 카멜레온은 몸집은 작지만 시리즈 중 그 어떤 캐릭터보다 교활하고 강력하다. 영화 음악 거장 한스 치머의 음악이 더해져 카멜레온의 등장은 더더욱 압도적이다.
한편, 이번 시리즈는 전 세계 2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북미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