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AI 활용
AI봇 기록 검토해 심층 상담도
“아프신 곳이 있나요?”
부산 기장군에 살면서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은 이렇게 물어오는 전화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화를 건 것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다.
기장군은 이달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초기 상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먼저 상담 대상자에게 “AI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곧 전화가 갈 것”이라는 취지의 안내문자가 발송된다. 이후 ‘1600-2129’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 AI 상담이 진행된다. “○○○ 님이 맞으신가요?”라는 본인 확인을 거쳐 상담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통화가 최대 4분간 이어진다. AI봇은 직장에 다니는지와 질병을 앓고 있는지 등 약 5개 항목을 묻고, 상담자의 응답을 녹음한 뒤 글자 형태로도 저장한다. 기장군의 복지 담당 공무원은 이 같은 AI봇이 남긴 기록을 검토하고 직접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
단전과 단수 등의 정보를 토대로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가능성이 큰 이들의 수를 추산하는 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따르면 기장군에서 AI 상담봇 전화를 받게 될 이들은 약 6050명이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AI 기반 초기 상담을 통해 위기에 처한 이들을 면밀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