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무티 뒤이어 차기 음악감독에 “CSO 강렬한 연주 매력 느껴 수락” 2027년부터… 유럽 RCO도 맡아 작년 10월 서울서 첫 내한공연도
전임 리카르도 무티에 이어 2027년부터 133년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을 맡는 핀란드 출신의 젊은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난해 8월 CSO와의 공연에서 지휘자로 나선 모습. 사진 출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1996년생인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8)가 게오르그 솔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거장들이 이끌어온 133년 전통의 미국 명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CSO는 2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메켈레는 전임 리카르도 무티(83)의 뒤를 이어 2027년부터 133년 CSO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에 등극한다. 임기는 5년이다.
지휘 역사상 전설적 지휘자인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19세에 베르디 ‘아이다’를 지휘했고 신동 음악가 출신 로린 마젤이 11세 때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한 기록이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대 나이로 명문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나 수석지휘자를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최근 클래식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온 메켈레는 2027년부터 CSO와 함께 유럽 최정상급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음악감독 직도 맡게 된다. 이로써 유럽과 북미의 대표적 명문 악단을 이끌게 된 것. CSO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니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악단으로 꼽히며 프리츠 라이너 등 역대 거장급 음악감독 아래 명성을 쌓아 왔다. CSO를 맡게 된 데 대해 메켈레는 “이 오케스트라는 과거와 똑같은 강렬한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에 매력을 느껴 제안에 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22세의 나이로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2020년 임기 시작)에, 2019년에는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2022년 임기 시작)에 임명됐다. 2022년에는 당시 134년의 역사를 지녔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차기 수석지휘자로 지명됐고 임기가 시작되는 2027년까지 ‘예술적 파트너’ 직함으로 로열 콘세트르허바우를 지휘하고 있다. 그의 오슬로 필하모닉과 파리 오케스트라 직책은 시카고 심포니와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임기가 시작되는 2027년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메켈레는 지난해 10월 오슬로 필하모닉을 이끌고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그는 지난해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37)과 연인 관계임이 알려졌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로 관계를 끊으면서 결별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주 메켈레가 지휘하는 CSO 콘서트의 협연자도 유자 왕에서 첼리스트 솔 가베타로 대체됐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