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재차 “2000명 구애 안받아”… 정부, 30명 규모 대화협의체 준비 의협 “대통령과 만남 환영할 일”… 대화 호소한 전의교협 간부 사퇴 복지부 “실제 인턴 등록률 4% 그쳐”
韓총리, 병원 현장 점검… 교수들 사직은 계속 3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제주 한라병원을 방문해 의료 공백 현장을 점검하다가 로비에서 만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같은 날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 놓인 바구니에 한 의료진이 사직서 봉투를 넣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오후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전공의 단체는 3일까지 만남에 응할지를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뉴스1
최근 의료 공백 사태와 관련해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공의를 만나겠다”고 밝힌 걸 두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틀째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 대전협 비대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통령실은 3일에도 “시간, 장소, 의제 등에 구애받지 않겠다”며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 전공의 사이에선 ‘회의적 반응’ 우세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사이에선 윤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일지를 두고 의견이 나뉘는데, ‘증원 재검토 약속 정도는 있어야 만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화를 무조건 거부해선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협상 테이블에는 참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나 대폭 축소 약속이 없으면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는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전공의 사이에선 박 위원장이 전체 전공의를 대표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응급의학과의 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은 개별적으로 사직한 것”이라며 “박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만나 얘기하더라도 개인 의견일 뿐 전공의 전체 의견을 대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 의협 “환영할 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윤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에서 제안했던 대통령과 전공의의 직접 만남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도 “저희는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긍정적”이라며 “대통령이 먼저 만나자고 요청한 만큼 정부도 어느 정도 준비한 게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대통령실 “회신 기다리는 중”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했지만 아직 회신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정원 2000명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전공의와 만날때) 내용이나 형식, 공개 여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명간 전공의와의 만남 성사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은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30명 이내 규모의 대화 협의체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턴 대상자 3068명 중 등록 마감 시한 2일까지 등록자는 131명(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날 등록률을 12%로 추산했는데 실제로는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등록하지 않은 의대 졸업생이 수련을 받으려면 올 9월이나 내년 3월에 등록해야 한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3일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교육부·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 2000명 증원 처분을 중단하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제기된 집행정지 신청 6건 중 두 번째 각하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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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