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현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대만 내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던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생산 재개를 시도한다.
대만 중앙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TSMC는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일부 생산라인에서 반도체 설비 일부가 손상됐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포함한 주요 설비는 손상되지 않았다”며 “완전한 복구를 위해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진 대응 및 재해 예방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안전 훈련을 실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현재 웨이퍼 공장 설비의 복구율은 70%를 넘어섰고 ‘18공장’의 복구율은 80%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지진 발생 직후 TSMC는 생산라인 직원 일부가 대피한 뒤 다시 복귀했다고 밝혔지만 공장 가동 여부에 대해선 함구한 채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밤 TSMC가 생산 재개를 거론한 건 어떤 식으로든 반도체 생산이 중단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한 셈이다. 실제로 대만 2위 파운드리 업체 UMC도 이날 오전 지진 직후 생산라인 직원 일부를 대피시켰다며 “일부 설비는 가동이 중단됐지만 이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반도체 공장은 ‘대만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신주 과학단지와 타이난 과학단지 등 대만 서부에 몰려있다. 이번 지진으로 이날 신주 과학단지는 진도 5, 타이난 과학단지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첨단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및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전 세계 물량 중 약 80%를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지진의 여파로 전자 업계의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