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준 산업2부 기자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결혼 페널티’라는 말이 있죠. 결혼을 하게 되면 청약과 정책 대출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꼬집는 말이죠. 특히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하게 되는 것은 저출산이 심각한 우리 사회가 꼭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최근 정부가 청약제도를 대폭 손보면서 이제는 결혼 페널티라는 말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달라진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한국부동산원 측은 변경사항을 청약홈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달 보름간 신규 모집공고를 중단하기도 한 바 있습니다. 그럼 이번 청약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누가 수혜를 입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바뀐 청약제도는 누구에게 유리한 제도인가요?
“우선 이번 청약제도 개편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출산가구를 지원하고 혼인 불이익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에 신혼부부나 출산가구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다자녀 특별공급의 기준이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됩니다. 민영주택과 공공주택 모두 해당됩니다.
또 지난해 3월28일 이후 출산한 자녀를 둔 가구가 공공주택을 청약하는 경우 소득과 자산 요건도 완화됩니다. 미성년 자녀 한명당 10%, 최대 20%까지 소득과 자산 상한선이 늘어납니다.”
Q. 자녀가 없는 부부는 혜택을 누릴만한 제도 변경이 있을까요?
“자녀가 없는 부부도 이번 제도 변경으로 혜택을 받게됩니다. 우선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지게됩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40%까지 허용되던 특별공급의 소득기준이 200%까지 허용됩니다. 부부합산 소득이 연 1억2000만 원 수준에서 1억6000만 원까지 벌어들이는 경우도 특별공급 신청 대상입니다.
달라진 청약제도
구분
변경 전
변경 후
다자녀 특공시 자녀 수 기준
3자녀
2자녀
특별공급 신청시 맞벌이 부부의 소득 기준
부부 합산 약 1억2000만 원
부부 합산 약 1억6000만 원
배우자의 결혼 전 청약 당첨 이력 있는 경우
특별공급 신청 제한
생애최초·신혼부부·신생아 특별공급 등 신청 가능
부부 청약 중복신청 가능 여부
양쪽 모두 부적격 처리
가능(당첨 시 우선 신청 건 인정)
가점제에서 동점자 처리 방법
추첨으로 선정
청약 통장 장기가입자가 당첨
미성년자 청약 통장 가입 인정 기간
2년
5년
또 부부가 당첨일이 같은 주택을 중복신청할 수 있게 허용됩니다. 기존에는 부부가 동시에 청약해 동시에 당첨된다면 양쪽 모두 부적격 처리되는 등 사실상 중복신청을 허용하지 않았던 바 있습니다. 둘이 동시에 당첨되는 경우 먼저 청약 신청한 건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신청시간(분 단위)까지 동일하다면 연장자를 당첨자로 선정합니다. 다만 부부 외 부모나 자녀 등 다른 가구원이 중복 신청해 같이 당첨된다면 부적격으로 분류돼 당첨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에서 배우자의 통장기간 점수를 합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청약 신청자의 통장기간만 점수로 인정됐지만, 이번 개편으로 배우자의 통장 가입기간 점수의 50%를 합산할 수 있게 됩니다. 배우자 점수는 3점까지 인정되며, 합산 후 17점을 넘는다면 최대 17점까지만 인정됩니다. 부부 모두 청약통장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Q. 저출산 관련 제도 개편 외에도 바뀐 제도가 있을까요?
미성년자 시절 청약통장에 가입했던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까지 늘어납니다. 자녀의 만 17세 생일에 청약통장을 선물해주라고 알려졌었는데요, 이제는 만 14세 생일에 선물해야겠습니다. 만 14세에 청약통장에 가입한 경우 만 29세에 이르면 청약통장 가입점수의 상한인 17점을 확보하게 됩니다.
또 비아파트 임차인이 임차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 청약 시 무주택으로 간주해줍니다. 다만 취득가액 3억 원 이하(수도권 기준)의 60㎡(약 18평)이하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하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이는 다세대와 다가구 등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된 내용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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