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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대책 급한데… 인천시-지자체 엇박자 행정 우려

입력 | 2024-04-05 03:00:00

중구-계양구-부평구 추진 답보
주민 반대 등 이유로 계획 무산
환경시설 견학, 일정 이유로 불참
지자체 “구 차원 진행 어렵다”… 인천시 “연말까지 의견 조율”



이달 2일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 지역 5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경기 하남시 자원순환시설인 ‘유니온파크’를 방문해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인천시 제공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기초지방자치단체 주도의 소각장 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가 군수·구청장을 대상으로 우수 시설 견학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현안 해결이 시급한 중구와 계양구, 부평구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동구청장, 미추홀구청장, 연수구청장, 남동구청장, 서구청장은 이달 2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자원순환시설 ‘유니온파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하루 평균 48t 정도의 생활폐기물을 소각하는 유니온파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복합쇼핑몰 주변에 위치해 있지만, 체육관과 같은 주민 편익시설과 105m 높이의 전망대 등 공원화 시설을 조성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인천시는 올 1월 시가 주도해 추진하던 권역별 소각장 확충 계획을 기초자치단체 주도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먼저 군수·구청장을 대상으로 소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소각장 확충이 시급한 중구와 계양구, 부평구 단체장은 일정상 이유로 견학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구는 시가 추진하던 소각장 신설 후보지가 모두 영종 지역에 몰리면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중단된 상태고, 계양구와 부평구는 경기 부천시와 광역소각장을 공동 활용하는 방안이 무산된 뒤 답보 상태에 빠져 있어 인천 내에서도 소각장 확충이 급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인천시는 24일부터 30일까지 군수·구청장과 함께 프랑스, 덴마크 등 해외 우수시설을 견학할 예정인데 중구, 계양구, 부평구는 이 견학에도 일정상 이유로 동행하지 않는다.

이들 자치단체는 여전히 “소각장 건립은 현실적으로 구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소각장 건립 정책을 구·군 주도로 전환한 이후 2차례에 걸쳐 10개 구·군과 관련 협의회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특정 단체장만 동행한 게 아니라, 단체장들의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하는 단체장이 있었다”며 “상반기 해외 견학에 참석하지 못한 단체장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한 차례 정도 더 견학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구·군별로 생활폐기물 처리 대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의견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환경부는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부지 공모를 진행 중이다. 2021년 2차례 공모가 무산된 이후 세 번째 공모다. 이번 공모에서는 필요 면적을 90만 ㎡ 이상으로 정하면서 1차 공모 220만 ㎡에 비해 대폭 축소했다. 또 1, 2차 공모에서 2500억 원이었던 특별 인센티브도 3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지자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