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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MVP’ 박지수, 여자프로농구 최초 8관왕

입력 | 2024-04-05 03:00:00

MVP만 4번째… 3차례가 만장일치
지난 시즌 공황장애 ‘빈손’ 아쉬움
“챔프전 패배 아쉽지만 후회 없어
더 성장해 다시 해외리그 도전”



이날 받은 트로피 8개를 앞에 두고 기념사진을 남긴 박지수. 뉴시스


박지수(26·KB스타즈)가 여자프로농구(WKBL) 27년 역사상 처음으로 8관왕 주인공이 됐다.

박지수는 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지수는 이날 공개된 기자단 투표 결과 110표를 모두 받았다. 박지수는 2018∼2019, 2021∼2022시즌에도 만장일치로 MVP에 뽑힌 적이 있다. WKBL에서 만장일치 MVP를 세 차례 차지한 건 박지수뿐이다. 박지수는 득표율 70.4%를 기록했던 2020∼2021시즌을 포함해 개인 네 번째로 MVP를 수상했다.

박지수는 이날 △우수수비선수 △베스트5(센터) △윤덕주상(공헌도 1위) △득점상(20.3점) △리바운드상(15.2개) △블록상(1.8개) △2점야투상(60.6%) 등 7개 부문 수상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WKBL에서 7관왕을 차지한 선수도 2020∼2021, 2021∼2022시즌 박지수뿐이었다. 당시에는 블록상을 놓쳤다.

박지수는 지난해 시상식 때는 2016∼2017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빈손으로 돌아갔다. 공황장애로 반년 넘게 농구를 쉬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2022∼2023시즌 막판에야 복귀해 9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2022시즌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직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박지수가 빠지자 팀 성적도 6개 팀 중 5위로 고꾸라졌다.

절치부심한 박지수는 이번 시즌 득점, 리바운드, 블록 부문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정규리그 2위)에 1승 3패로 밀려 통합 우승에는 실패했다.

박지수가 4일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박지수는 “지난 시즌 한참 힘들었을 때 팬 여러분께서 ‘농구 선수 박지수가 좋아서 팬이 된 건 맞지만 이제는 인간 박지수가 좋은 거니 어떤 선택을 하든 (내가)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셨다. 그 말이 참 와닿았고 덕분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지수는 또 “‘이겨내야 한다’, ‘버텨야 한다’는 말이 벅차기도 했다. 그런데 잘 이겨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저 자신에게 이제 더 이겨내라는 말은 못 하겠다. 이제는 후회만 없이 하자는 마음이다. 챔프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단 1초의 후회도 없었다”고도 했다. 계속해 “(챔프전) 4차전 때 몸을 풀면서 ‘우승하지 못해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나오자’고 다짐했다. 더는 어떻게 하지 못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패배는 정말 힘들었지만 스스로에게 떳떳하다”고 말했다.

WKBL을 ‘접수’한 박지수는 해외리그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기도 했던 박지수는 지난 시즌부터는 WKBL에서만 뛰고 있다. 박지수는 “국내 리그에서는 나(196cm)보다 키가 작은 선수들과 경기한다. 그래서 해외 선수들과 비교해 ‘내가 더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냉정하게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가대표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