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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폭행에 식물인간 된 딸…“사과 없는 가해자 징역 5년 구형” 분통

입력 | 2024-04-05 08:31:00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간 외동딸이 한 남성의 폭행으로 인해 사지마비 식물인간이 됐다는 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딸아이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 씨는 “2023년 2월 6일 절친들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부산여행을 간 예쁘고 착한 제 딸아이가 친구의 폭행으로 인해 외상성 경추 두부성 뇌출혈로 현재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라며 당시 폭행사진을 공개했다.

A 씨에 따르면 A 씨의 딸인 피해자 여지연 씨는 여행 중 동성친구 B 씨와 작은 말다툼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가해자인 남성 C 씨가 갑자기 끼어들어 심한 욕설을 했다. 여 씨가 왜 욕을 하냐고 따지면서 큰 싸움이 시작됐다.

A 씨는 “참고로 C 씨는 손버릇이 좋지 않아 술을 먹든 안 먹든 나약한 여자애들만 기분 나쁘게 툭툭 건드리며 시비를 걸고 술까지 먹으면 과한 욕설과 폭행도 일삼아 C 씨에게 맞은 여자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4kg의 연약한 여자를 178cm의 건장한 남자아이가 한 번도 아닌 두 번 머리를 가격해 저희 딸은 옆 탁자에 경추를 부딪치며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A 씨는 “옆에서 다른 여자친구가 말리는데 ‘너도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아주 작정하고 저희 딸을 죽이려고 폭행을 한 것이다. 이건 명백히 살인”이라며 원통함을 호소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그는 “가해자와 그의 가족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바로 변호사를 선임해 우리 딸과 저희가족을 묵살시켰고 도주우려 증거인멸이 없다는 검찰의 판단 하에 1년이 넘도록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여러 차례 길고 긴 재판과 생사의 고통을 이겨가며 버텨주는 고마운 딸아이의 길고 긴 병상생활을 지켜보며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2년을 버텨온 우리는 오늘 재판 날 청천벽력 같은 검사의 5년 구형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라. 갑자기 내 딸 지연이가 생각나고 우리 딸 인생 억울해서 어떡하지? 아직 꽃도 피워보지 못한 내 소중한 딸 아이 인생은 어떻게 하지?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년간을 편히 일상생활 하며 술 마시고 피시방 다니며 게임하는 그 나쁜 놈의 소식을 들으며 참고 참은 대가가 고작 5년이다. 앞으로 저희 딸 목숨은 길어야 2~3년이라는데 세상에 아무리 우리나라 법이 X같아도 이건 아니다”라며 분개했다.

그러면서 “오늘 재판에 참관석에 있을 때 사기 친 범죄자도 5년 구형을 하더라. 사람의 목숨 해친 놈이 세상에 사기 친 사람과 똑같은 형을 받았다. 돈 없고 빽 없는 나약한 사람들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만 사는 세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이제는 너무 지치고 힘이 든다. 딸애 아빠는 아이가 잘못되는 순간 바로 아이 품에 안고 하늘나라에 같이 간다고 한다. 자식이라고 딱 하나인 보석 같고 목숨 같은 세상 소중한 딸 애지중지 키웠는데, 20년 전 아기 똥기저귀를 갈아주고 지금 다 큰 자식 똥기저귀를 갈아주는 심정 느껴보셨나? 정말 피눈물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물 마를 날 없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버텨왔는데 결국은 이런 결과를 얻자고 ‘변호사 없어도 피해자니까 검사, 판사는 당연 우리 편이겠지’라고 생각하고 믿은 저희가 바보 멍청한 사람이었다”며 한탄했다.

또 A 씨는 “가해자가 짧은 실형 살고 나오면 우리 아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데 저 놈은 다시 사람같이 살고 우리 아인 죽고? 생각조차 하기 싫지만 곧 이게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게 자꾸 확신이 드니 미치겠다. 제발 방법 좀 알려달라. 그리고 저희에게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마음”이라고 읍소했다.

그는 “5월 2일 오후 2시가 마지막 재판이다 판결 내리는 날이다. 검사 5년 구형이면 판사는 그 이하의 실형을 선고할 거라 생각이 든다. 너무 무섭고 두렵다. 우리 딸 억울함을 제발 풀어 달라. 이 글이 널리널리 퍼트려져 우리 딸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리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예쁘게 꽃처럼 피워가며 살아야 할 소중한 아름다운 젊음의 시작인데 작은 봉우리조차도 맺지 못하고 송두리째 빼앗아 간 놈, 그리고 행복해야 할 한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든 이 범죄자는 꼭 엄벌을 받아야 제 2의 피해자가 또 다시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