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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홈런볼 논란…“다저스, 공 잡은 팬에 협박”

입력 | 2024-04-05 18:15:00

이적 후 첫 홈런공 수거 과정서 팬 협박 주장 나와
최소 1억3500만원 가치…"공 넘겨주고 오타니도 못 만나"



ⓒ뉴시스


시즌 첫 아치를 그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홈런공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팬이 잡은 홈런공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5일(한국시각) 오타니의 홈런공을 잡은 다저스 팬 암반 로만의 이야기를 전했다.

전날 오타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다저스 이적 후 처음 터뜨린 홈런이라 현장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타구는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 관중석에 떨어졌다.

사람들이 공을 찾기 위해 몰려든 가운데 로만은 자신의 발밑에 떨어진 공을 잡았다. 그는 공을 집어 들고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이날 남편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던 로만은 자신을 찾아온 행운에 크게 기뻐했다. 그는 “관중석에 앉아 있으면 항상 공을 잡을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그 공이 오타니의 공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감격의 순간을 회상했다.

그러나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디애슬레틱은 “몇 분 만에 동화 같은 순간은 스트레스와 혼돈의 상황으로 변했다. 로만과 그녀의 남편 알렉시스 발렌수엘라는 다저스 보안 요원에게 압박을 받고, 사기를 당한 것처럼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중요한 홈런공의 경우 관례에 따라 공을 잡은 팬과 구단 사이에 협상이 이뤄진다. 주로 선수나 구단이 공을 돌려받는 대신 기념품과 선수와 만남을 제공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빅리그 데뷔 첫 대포를 터뜨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공을 잡은 팬을 만났다. 1호 홈런공을 돌려 받는 대신 사인볼, 구단 모자를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디애슬래틱에 따르면 다저스의 반응은 달랐다.

매체는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보안 직원의 압박에 못이겨 야구공을 헐값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며 “로만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들은 그가 홈런공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오타니의 홈런볼임을 인증해주지 않겠다는 협박도 했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공의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진위 여부를 증명할 책임은 로만에게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오타니의 홈런공 가치는 최소 10만 달러(약 1억3500만원) 정도라고 소개했다.

로만과 그의 남편이 ‘기념비적인’ 홈런공을 넘겨준 대가로 받은 건 사인 모자 두개와 사인 배트, 사인 공이다.

이마저도 처음 구단이 제안한 건 사인 모자 두 개였다. 로만이 팀에 다른 것도 포함될 수 있는지 묻자 구단이 방망이와 공을 추가로 제공한 것이다.

발렌수엘라는 “우리는 누구를 갈취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돈에 굶주린 것도 아니다”며 “특별한 순간이고 특별한 공이다. 동등한 보상을 받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홈런공을 돌려받은 오타니의 반응도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오타니는 통역 윌 아이레튼을 통해 “팬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공을 되찾았다. 분명히 매우 특별한 공이고, 그 공에 대한 감정이 매우 크다. 그 공이 돌아와서 매우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디애슬레틱은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오타니와 만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통역사의 통역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코멘트에서 어떤 식으로든 (팬과) 대화를 나눴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오해인지 아니면 오타니가 공을 잡은 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다저스 기념품 매장에 오타니가 2021년 쳤던 파울볼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오타니의 사인이 담긴 이 파울볼의 가격이 1만5000달러(약 2028만원)로 책정돼 있다는 점을 짚으며 “오타니의 첫 홈런공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