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사전투표]
“민생에 무심한 정권을 심판하겠다.”(40대 직장인)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걸 막겠다.”(60대 요양보호사)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투표한 유권자들은 세대별로 ‘정권 심판’과 ‘거야(巨野) 심판’을 두고 엇갈린 표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에서도 정권 심판을 위해 사전투표에 나섰다는 4050세대가 상당수였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동에서 투표한 이모 씨(53)는 “여야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정부가 잘못한 게 많은 것 같아 야당을 찍었다”고 했다. 전남 순천시 직장인 박모 씨(51)는 “주변에서도 정권심판론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표심도 적지 않았다. 청주시 상당구 용담·명암·산성동 투표소에서 만난 문모 씨(47)는 “정부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직 임기가 많이 남은 만큼 정신 차리고 제대로 나랏일을 해달라는 차원에서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민 이모 씨는 “‘성 상납’ 등 격 떨어지는 발언을 하는 민주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안 된다”며 “아이들 보기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6070세대 중에는 전반적으로 ‘정권 안정’과 ‘거야 심판’을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은 이가 많았다. 서울 종로구 시민 이종규 씨(65)는 “남은 기간 행정부가 안정적으로 굴러가길 바라는 마음에 한 표를 보탰다”고 했다. 양천구에서 한 표를 행사한 요양보호사 신기순 씨(64)는 “한 세력(야당)이 너무 많아져서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모습은 막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 송도4동 투표소를 찾은 윤모 씨(67)는 “2년여 동안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에 밀려 기(氣) 한번 펴지도 못했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밀리면 야당이 탄핵을 운운하며 국정 혼란이 올 것 같아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황금2동에서 투표한 60대 남성도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물가가 잡히고 정책을 잘 추진하지 않겠냐”며 “지금은 ‘정권 안정’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 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