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사전투표] 울산선 후보 갑자기 사퇴 혼란 투표 강요 말리던 직원 폭행도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전국 곳곳이 시민들의 투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에선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투표 러시’가 이어지면서 투표소마다 한때 150m가 넘는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울 주요 업무지구 인근 사전투표소는 인파가 몰리면서 30∼50분을 기다려야 투표할 수 있었다. 특히 점심시간에 짬을 낸 직장인들이 몰린 낮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 대기줄이 정점에 달했다. 낮 1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는 한때 150m가 넘는 행렬이 이어졌다. 여의도 직장인 박모 씨(42)는 “출근 전 투표를 못 하는 바람에 점심식사 대신 투표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강남구 삼성1동주민센터에선 투표소가 마련된 7층에 사람이 꽉 차 6층과 8층 계단까지 줄이 이어졌고, 인근 역삼1동주민센터는 100m가 넘는 투표 줄이 만들어졌다. 종로구 종로1·2·3·4가동주민센터도 투표 인파가 대기선을 따라 ‘ㄹ’자로 줄을 설 만큼 붐볐다. 시민 김모 씨(65)는 “누군가는 사전투표가 불안하다고 하지만, 아무 데서나 투표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투표 관련 사건 사고도 잇따랐다. 울산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아내에게 특정 후보·정당에 투표하라고 강요하던 80대가 이를 말리는 직원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부축하며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 특정 번호를 찍으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춘천시 석사동 투표소에선 투표를 먼저 끝낸 남편이 투표 중인 아내의 기표소에 갑자기 들어가 “이걸 찍어라”라고 지시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후보가 갑자기 사퇴해 혼란이 빚어진 곳도 있었다. 울산 남갑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허언욱 후보가 5일 오전 돌연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투표소 안팎에 사퇴 안내문이 게시됐지만,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일부 유권자들이 혼란을 빚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 입구 등에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기로 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