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와 니키 미나즈 등 해외 유명가수 200여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사와 유튜브 등 플랫폼 업체, 음원 서비스 회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AI 학습과 출력에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CBC방송에 따르면 예술가권리연합(The Artist Rights Alliance)은 3일 공개서한을 통해 “전문 예술가의 목소리와 초상을 도용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며 음악 생태계를 파괴하는 AI의 약탈적 사용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빌리 아일리시, 니키 미나즈, 케이티 페리 등 현역 가수들은 물론 본 조비, 조나스 브라더스, 스티비 원더, 엘비스 코스텔로 등 왕년의 인기 가수와 밴드 20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예술가의 작품이 AI 모델과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법적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하트 온 마이 슬리브’란 곡이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서 유명 래퍼 드레이크와 싱어송라이터 위켄드의 컬래버곡으로 발매됐다가 AI가 만들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흘 만에 삭제됐다.
지난해 구글과 메타, 스태빌리티AI, 어도비 등이 음악 생성 AI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이제는 저스틴 비버와 같은 현역 유명 가수가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르는 듯한 가짜 음원이 일반인에 합성돼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실정이다.
다만 AI가 오히려 음악인들에게 ‘불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캐나다 유명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그라임스는 지난해 4월 수익의 절반을 자신에게 로열티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음성을 AI 노래로 사용해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해 화제가 됐다.
이후 그라임스는 팬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만들고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인 ‘크리에이트 세이프’(CreateSafe)를 출시했다. AI 모델을 제작한 다우다 레너드는 이날 CBC 방송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과정에 예술가와 작곡가, 프로듀서를 공평하게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