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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균형잡힌 경제성장’ 회담 개최 합의…‘과잉생산’ 의제엔 온도차

입력 | 2024-04-06 18:17:00


미국과 중국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논의하는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향후 회담 의제로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전면에 띄웠지만,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다뤘다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6일 오후 옐런 장관이 광저우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약 2시간 동안 회담한 뒤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옐런 장관은 성명에서 양국이 개최할 회담에 대해 “(중국의) 과잉 생산을 포함한 거시경제 불균형에 대한 논의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옹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금융 시스템 내 자금 세탁을 방지하는 한편 양국이 균형 잡힌 경제 성장을 이루는 방안도 향후 회담 테이블 의제에 오른다고 옐런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옐런 장관은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진 허 부총리와의 회담이 생산적이고 솔직했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후속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그들의 산업 전략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 우리 시장에 수출이 넘쳐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서로의 의견을 계속 경청하고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화된 방법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가 즉각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거시 경제 및 산업 전략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 달 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옐런 장관은 또한 중국의 수출이 러시아의 군수 산업을 돕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회적으로 돕고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국 관료들이 자국 부동산 시장과 금융 안전성에 내린 조치로 더욱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이날 신화통신을 통해 성명을 내고 허 부총리와 옐런 장관이 양국 경제와 글로벌 당면 과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의 경제·금융 실무그룹 차원에서 균형 성장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생산 능력 문제에 충분히 대응했다”고 일축했다.

중국은 전날(5일)에도 신화통신에 게재한 성명에서 옐런 장관의 과잉생산 우려를 미국의 보호무역을 위한 ‘구실’이자 ‘중국의 국내 성장과 국제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겨냥해 “공포를 조장하는 대신 자국 산업 혁신과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옐런 장관은 전날 광저우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 초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전날 저녁 중국에 입국해 광저우에서 왕웨이중 광둥성 성장과 허 부총리를 만났다. 이날 허 부총리와 회담을 마친 옐런 장관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뒤 베이징으로 이동해 오는 7일 리창 국무원 총리와 란포안 재정부장, 판성 인민은행 총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이 중국을 찾은 건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으로 지난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회담을 계기로 성사됐다. 총 3박4일간 중국에 머무는 동안 옐런 장관은 초저가·물량 공세로 자국 산업을 위협하는 중국 전기차, 태양광 패널의 생산량을 줄이도록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