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일자리 등 동시 지원 정책 전국서 주목받으며 잇단 발걸음 매달 행안부 교육생 현장 방문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제24기 중견리더과정 공무원들이 2일 강진군을 찾아 현장학습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군의 빈집 리모델링, 신규 마을 조성, 주택 신축 지원 등 인구 유입 정책과 사업을 배우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주거, 일자리, 육아를 동시에 지원하는 차별화된 정책이 주목받으면서 중앙부처에서도 잇달아 강진군을 찾고 있다.
7일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도시민 유입 정책과 관련해 강원 태백시와 전남 해남군, 전북 순창군 공무원들이 강진군을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 ‘2024년 5급 승진 리더과정’ 교육생들은 정책 연구 및 과제 수행을 위한 현장학습을 위해 매달 방문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행안부도 공무원들을 강진에 보내 지방 살리기 해법을 찾고 있다. 1월에 지역활성화과와 지역경제과가 로컬 브랜딩, 슬기로운 동네생활 사업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2월 기업협력지원과가 청년 공유 주거 지원 사업 현장을 찾았다. 이달에는 행안부 차관과 균형발전지원국장이 방문할 예정이다.
강진군은 2022년 7월부터 도시민 유입과 경관을 해치는 농촌 폐가를 개선할 목적으로 빈집 리모델링 사업에 나섰다. 빈집 이름은 ‘강진품애(愛)’로 정하고 리모델링 신청과 심사를 거쳐 37가구를 고치기로 했다. 현재 준공된 주택은 24가구다. 강진품애는 방 2∼3칸짜리 주택으로 연면적은 60∼66㎡(18∼20평)로 아담하다. 지원 대상은 강진에 전입한 지 2년이 넘지 않았거나 다른 지역 거주자로 제한했다.
임성수 강진군 인구정책과장은 “고친 빈집에 입주한 외지인은 정착 초기 비용을 절감하고 해당 마을은 폐가가 사라져 경관 저해와 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시작 1년 반 만에 6가구 13명이 입주자로 선정됐다. 2월 강진읍 장동마을 강진품애 1호에 첫 가족이 입주한 데 이어 4일 발라드그룹 ‘2am’의 멤버 정진운 씨가 강진읍 호산마을 강진품애 2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정 씨는 “외할아버지가 호산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해 강진산 쌀에 관심이 많은데 쌀을 활용해 막걸리, 동동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도시 생활을 벗어나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외갓집 동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진군이 운영하는 푸소 체험은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로, 농가에서 주인과 하룻밤을 보내며 농어촌의 따뜻한 감성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시행 이후 지금까지 5만8000명이 푸소를 체험했으며 농가들이 올린 직접 소득은 44억 원에 달했다.
푸소는 침체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인구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퇴직자를 대상으로 조성하는 은퇴자 마을에 푸소 체험 농가를 늘려 주거지와 일자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강진군은 현재 94가구인 푸소 체험 농가를 150가구로 늘리고, 농가에 최대 53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푸소를 운영할 목적으로 주택을 신축할 경우 지난해 최대 2000만 원에서 올해 5000만 원으로 금액을 대폭 상향했다. 추가로 푸소 운영에 필요한 가전 등 집기·장비를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84개월 동안 1인당 60만 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육아수당은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인구 증가에 보탬이 됐다. 파격적인 육아수당 제도 시행 이후 출생아가 54.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