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레포르토보 교도소의 모습. 2023.05.16. AP 뉴시스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체포해 구금한 한국인 선교사 백모 씨에 대한 영사 접견이 8일(현지시간) 오후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가 올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8일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주 백 씨에 대한 영사 접견 준비가 완료됐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고 접견은 이날 처음 이뤄질 예정이다. 대사관은 영사 접견을 통해 백 씨의 건강 상태와 인권 보호 실태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러시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북한 파견 노동자들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백 씨는 올해 1월 중국에서 육로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한 뒤 FSB에 체포됐다. 이후 백 씨는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됐다. 러시아는 2월에야 우리 정부에 백 씨 체포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비엔나 협약이 규정하는 영사 접견이 백 씨 체포 3개월 만에 허용되면서 구금과 관련한 양국 간 논의가 진전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인 북러 간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최근 대러 독자제재에 나서자 러시아는 이도훈 주러대사까지 초치하면서 양국이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