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과를 발효해 만든 ‘사과 사이다 식초’(Apple Cider Vinegar·애플 사이다 비네거)는 정말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을까.
국내에서 사과 초모 식초로도 부르는 ‘ACV’(이하 사과 사이다 식초)는 최근 몇 년 동안 인기 있는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얼마 전 방송인 전현무가 고정 출연하는 한 TV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에도 트렌드가 있다”며 ‘애사비’(애플 사이다 비네거의 줄임말)로 체중 관리를 하는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과 사이다 식초는 실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매일 사과 식초 한 큰 술을 12주 동안 마신 청년과 청소년들의 평균 몸무게가 6.8kg 줄어든 것으로 확인 된 것. 아울러 혈당, 콜레스트롤,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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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시작 때 실험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은 약 78.5kg이었다. 12주 후, 사과 사이다 식초를 마신 세 그룹의 체중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 15㎖를 마신 그룹의 평균 감량 폭이 제일 커 평균 70.3kg까지 몸무게가 줄었다. 8.2kg이 빠진 셈이다. 10㎖를 마신 그룹은 평균 체중이 72.1kg까지 줄어 6.4kg, 5㎖를 마신 그룹은 평균 73.9kg까지 줄어 4.6kg이 감소했다. 세 그룹 모두 허리 및 엉덩이 둘레와 체질량 지수(BMI)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또한 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개선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사과 사이다 식초가 체중 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이며 또한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한 첫 연구라고 헬스닷컴은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진행한 다른 연구들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2009년의 소규모 실험에 따르면 사과 사이다 식초를 매일 1~2 큰 술씩 섭취한 이들은 3개월 후 0.9~1.8kg의 체중이 감소했다. 또 다른 소규모 연구에선 칼로리 제한 식단 그룹과 일반 식단 그룹 모두에게 사과 사이다 식초를 제공했다. 12주 후, 양 쪽 모두 체중이 감소했는데 사과 사이다 식초를 섭취한 사람들의 체중이 더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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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칼릴 박사는 명확하진 않지만 몇 가지 이론이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추론은 ACV가 포만감을 증가시켜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ACV는 신진대사와 인슐린 민감성(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여 포도당 수송을 조절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지방 산화와 지방 저장 감소에 기여한다는 가설이 제시 됐습니다.”
하지만 사과 사이다 식초를 섭취하면 누구든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일반화 할 순 없다.
아부-칼릴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먼저, 12주는 사과 사이다 식초와 체중 감량 사이의 확고한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닐 수 있다.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관찰된 효과의 지속 가능성과 시간이 지나도 줄어든 체중이 유지되는 지 다각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부-칼릴 박사는 “이번 연구는 레바논인에 초점을 맞췄으며, 문화적 식습관적 관행은 다른 인종군에서 다를 수 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체중 감량 전문가인 영양사 멜리사 미트리 씨는 “현재까지 사과 사이다 식초가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헬스닷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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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식초를 매일 섭취하면 몇 가지 불쾌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미트리 씨는 사과 식초가 “‘치아 법랑질’을 약화하고 식도를 자극할 수 있다”며 사과 식초를 마시기로 결정했다면 물에 희석해 음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사과 사이다 식초를 매일 마시면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소화가 느려질 수 있으며, 오젬픽(Ozempic)이나 마운제로(Mounjaro) 같은 비만치료제를 복용해 소화가 이미 느려진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
특히 사과 사이다 식초는 인슐린, 이뇨제, 완하제와 같은 다른 약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미트리 씨는 설명했다. 따라서 이러한 약이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인 경우 사과 식초를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과식초의 높은 산도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라고 미트리 씨는 설명했다.
미트리 씨는 궁극적으로 사과 사이다 식초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검증된 더 확실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체중을 줄이려면 칼로리 부족 상태, 즉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어야 합니다. 식단을 통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거나, 운동을 더 많이 하거나, 이상적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하면 됩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