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을 대표하는 자연경관 ‘피오르’가 농업 폐수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됐음을 알리기 위해 6일(현지 시간) 덴마크 바일레에서 열린 ‘피오르 장례식’의 모습. 오염된 피오르 물이 담긴 투명 관 앞에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제공
덴마크에서 빙하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지형인 피오르의 생태계가 인간이 초래한 수질오염으로 파괴됐다며 사망을 선언하는 장례식이 열렸다.
덴마크 공영방송 DR뉴스 등은 6일(현지 시간)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덴마크스포츠낚시협회가 덴마크 동부 바일레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피오르 장례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례식은 실제 장례식처럼 치러졌다. ‘피오르 이곳에 잠들다’는 문구가 적힌 묘비가 세워졌으며, 참석자들은 피오르 바닷물이 담긴 투명관에 헌화를 하는 등 장례 절차를 밟았다. AFP통신은 “덴마크 전역에서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온 이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피오르 일대는 과거엔 어종이 넘쳐났지만 물이 오염된 뒤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한 주민의 푸념을 전하기도 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의 스티커 마카거 교수는 “덴마크가 피오르를 되살리고 유럽연합(EU)이 규정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3년간 현 질소 유출량의 45%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