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서초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서울 서초구 상문고등학교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지역이 발전하려면 표심이 너무 한쪽으로만 쏠려선 안 된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후보를 찍을 것이다.” (서울 서초구민 이모 씨, 50)
“‘이재명의 사당’을 왜 찍어줘야 하나. 여긴 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결과를) 볼 것도 없다.” (서초구민 신모 씨, 68)
서울 서초을은 14대 총선(1992년)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한 번도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어 대표적인 ‘여당 텃밭’, ‘야당 험지’로 분류된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내리 3선을 했던 민주당 홍 후보는 2022년 “험지 도전으로 당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서초구청장 출신으로 20대, 21대 현역 의원을 지낸 박성중 의원 대신 새 얼굴로 뉴스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신동욱 후보를 공천했다.
홍 후보는 3선 의원, 제1당의 원내대표 등 경험을 기반으로 ‘큰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러 경험과 정치력으로 남부터미널 이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날 양재동 유세에서도 “서초가 30년간 특정 정당이 독점하다 보니 발전이 정체돼 강남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초·재선만 하다가 갈아치우는 정치 말고, 실력이 검증된 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초을이 흔들림 없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여전히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사전투표일 전후로 보수 지지층이 더 결집하고 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초을을 ‘초박빙’ 지역으로 꼽은 건 내부 사기 진작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 측은 “‘정치신인’ 이미지를 강점으로 서초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여당, 서울시가 일할 수 있는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신 후보는 통화에서 “홍 후보는 원내대표로 있었던 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탄이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정치를 퇴행시킨 점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날을 세웠다.
서초구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편이 사업가라는 60대 최모 씨는 “문재인 정부 때 재산세 등 세금을 너무 올려놔서 아직 사업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세금을 낮추는 정책엔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박 모씨(32)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사건 때 대처를 너무 못했다”며 “원내대표로서 홍 후보를 괜찮게 봐 왔는데 우리 지역구에 출마했기에 이번에 뽑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