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신규 공공택지 지구 등
공사비 증가하며 사업비도 늘어
본청약 분양가 수천만원 오를듯
“공사비 증가세… 사업 지연 최소화를”
25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4.03.25. 뉴시스
2021년 7월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사전청약에 나선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3블록’은 올해 본청약을 앞두고 사업비가 기존 4430억 원에서 5599억 원으로 늘었다.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2022년 1월 이후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총사업비가 2년 3개월여 만에 26.4%(1169억 원) 증가한 것. 게다가 본청약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30대 김모 씨는 “원래 본청약은 지난해 10월 예정이었는데 올해 7월 이후로 밀렸다”며 “이대로면 분양가가 더 올라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을 진행한 공공주택 사업마다 공사비 부담이 커지며 총사업비가 2∼3년 새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청약 당시의 추정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가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 기존 당첨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7∼12월) 사전청약을 받은 3기 신도시와 신규 공공택지 지구 중 올해 7개 지구가 사업비 증가로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구의 사업비 총합은 기존 1조5055억 원에서 1조9799억 원으로 4744억 원(31.5%) 증가했다.
3기 신도시 외 수도권 내 신규 공공택지 사업지도 줄줄이 사업비가 올랐다. 경기 ‘의왕청계2 A1 블록’ 사업비는 2022년 1월 사업계획 승인 당시 1991억 원이었지만 올해 1월 2983억 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수원당수 A5 블록’ 신혼희망타운의 사업비는 3년 전 2100억 원에서 올해 2768억 원으로 높아졌다. 경기 파주운정3 A20블록과 의왕월암 A3블록도 각각 478억 원, 845억 원 증가했다.
사업비 증가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사업비가 증가한 7개 지구는 7월부터 본청약을 진행한다. 본청약 때는 실제 사업비와 주변 시세를 반영해 사전청약 때의 ‘추정 분양가’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3월 발표한 ㎡당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16∼25층, 전용 60㎡ 초과 85㎡ 이하)는 203만8000원으로 2022년 3월(182만9000원) 대비 11.4% 오른 상태다.
지난해 10월 본청약을 진행한 파주운정A22는 사업비가 2509억 원에서 2659억 원으로 6% 올랐다. 전용 74㎡ 분양가는 3억8074만 원에서 4억2060만 원(5층 이상)으로 3986만 원(10.5%) 높아졌다. 전용 84㎡도 9%가량 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비 증가분을 분양가에 100%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고, 주변 시세 등 다른 요소도 함께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민간 사전청약 단지는 분양가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청약을 진행한 인천 검단신도시 ‘제일풍경채 검단 3차’ 전용 84㎡ 확정분양가는 5억1075만 원으로 추정분양가 4억6070만 원에서 5005만 원(10.9%) 올랐다. 오른 분양가가 부담일 경우 사전청약 당첨을 포기할 수 있지만, 그동안 기다린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면 당첨자로서는 간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업이 지연될수록 공사비는 높아지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토지보상 등 사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