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대납 의혹
檢 “대표적 정경 유착” 15년刑 구형

8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남북 경협 사업권을 연결고리로 고위직 공무원과 쌍방울이 유착해 저지른 대표적인 후진적 정경유착 범행”이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 전 부지사가 2022년 10월 재판에 넘겨진 지 1년 6개월 만이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구형됐다.
검찰은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회지도층이 지위를 이용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북한에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불법 송금하도록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므로 반드시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 측의 진술 번복과 변호인 해임, 재판부 기피에 따른 재판 지연 등을 언급하며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사법 방해 행위는 정의와 진실을 발견해야 할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충격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이 사건이 이 대표를 구속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에 불과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검찰에) 허위 증언, 진술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재판에선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며 뒤집은 바 있다.
이 전 부지사의 1심은 6월 7일 선고만을 앞두게 됐다. 재판이 지연되면서 기소 1년 8개월 만에야 1심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의 결심 공판도 4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이 본인의 실수라면서 최후변론을 준비해오지 않아 8일로 연기됐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