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서 개기일식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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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오후 미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노스플라자에서 시민들이 모여 개기일식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시에서는 달이 태양을 약 90% 가리는 부분 일식이 관측됐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노스플라자. 오후 3시 25분. 동그란 달이 태양을 거의 가리며 태양이 아주 얇은 ‘초승달’로 변했다. 일순간 세상이 구름에 덮인 듯 그늘이 드리웠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뚫어져라 지켜보던 수백 명이 박수를 치며 우주가 보내는 개기일식의 신비에 박수를 보냈다.
뉴욕시는 완전한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어려웠지만 약 90% 이상 달이 태양을 가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완전한 어둠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먹구름이 낀 듯 해를 가린 느낌이었다.
개기일식의 신비를 체험하기 위해 기자가 현장을 찾았던 플랫아이언 플라자와 인근 매디슨스퀘어파크 뿐 아니라 센트럴파크, 타임스스퀘어 및 고층빌딩 전망대에 각각 수백 명이 몰렸다. 맨해튼의 높은 고층빌딩 사이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각 공원이나 전망대마다 시민들이 몰린 것이다. 개기일식 수 시간 전인 오전부터 우주 마니아들은 천체 망원경을 들고 나와 자리를 잡았다. 각 공공도서관과 일식 행사장에서는 선착순으로 일식 관찰 보호안경을 나눠줘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관광차 미국을 찾은 플로런트(41) 씨는 “실제로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기적같고 놀랍다”며 “사람들과 함께 보니 더욱 잊을 수 있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일식을 본 데이비드 군(8)은 “태양이 초승달처럼 가늘어지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빛을 환하게 비추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장면. AP뉴시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과 완전히 일렬로 늘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다. 하지만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달보다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었다.
2017년에도 북미대륙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달이 지구에 더 가까워져 있어완전 개기일식이 관측된 지역에서 암흑이 지속된 시간도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이정도 규모의 개기일식을 다시 보려면 2024년까지 기다려해 약 500만 명이 완전 개기일식 장소로 몰려 일부 지역에선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완전 개기일식 경로에 있는 학교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휴교령이 내릴 정도였다.
뉴욕주에서는 나이아가라폭포 인근 버팔로시 등에서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완전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세상이 저녁처럼 어두워지고 태양 대기의 불타오르는 듯한 ‘코로나’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의 한 도너츠 가게에서 개기일식 기념 도너츠를 판매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