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옛 트위터) 캡처.
‘오트젬픽’(Oatzempic)이라는 다이어트 방법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귀리(Oat)를 볶거나 쪄서 가공한 오트밀을 물과 섞고, 라임 즙을 추가해 음료형태로 마신다. 당뇨병 때문에 개발했으나 다이어트 치료제로 인기 있는 오젬픽(Ozempic) 만큼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란 의미로 귀리와 오젬픽을 결합해 ‘오트젬픽’이란 신조어가 됐다.
몇몇 틱톡 사용자는 이 음료로 2개월 만에 최대 18kg까지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트밀 반 컵, 물 한 컵, 라임 반개(즙)에 적당량의 시나몬을 혼합한 음료를 30일 간 마시며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는 ‘30일 오트젬픽 챌린지’에 참가한 이들을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귀리 혼합 음료’ 한 컵의 열량은 140칼로리로 한 끼 식사 기준인 200~700칼로리보다 낮다.
미국의 건강·의료 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의 영양 부문 편집자이자 영양사인 리사 발렌테는 “실익이 없는 유행”이라고 꼬집는다.
틱톡 캡처.
발렌테 씨는 “혼합 귀리 음료는 처방약과 다릅니다. 또한 무질서한 식습관을 조장하고 영양학적으로 건전하거나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위험한 유행처럼 보입니다”라고 최근 미국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온라인 심장대사 관리 플랫폼 ‘9amHealth’ 소속 영양사이자 돌봄 전문가인 매기 에반스는 이러한 유행을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에 앞서 반향을 일으켰던 마스터 클렌즈(레몬즙과 카옌고추, 메이플 시럽을 탄 물을 하루 7잔정도 10일간 마시는 체중 감량 법), 물 단식, 그 외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언급하면서 “단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가져 올 순 있지만, 가장 건강하거나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 방법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발렌테 씨는 “이 음료는 칼로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식사대용으로 사용하면 빠른 체중 감량이 가능할 수 있지만 안전한 체중 감량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점진적이고 꾸준한 체중 감량 방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체중을 감량하는 사람들보다 체중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9amHealth의 내분비학자이자 최고 의료 책임자인 아반티카 워링 박사는 “오트젬픽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줄어든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의학적으로 체중 감량과 회복을 반복하면 실제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링 박사는 급격한 체중 감량이 ‘근육 조직 손실’, ‘탈모’, ‘신체의 체온 조절 능력에 악영향’, ‘자극 과민성(화를 잘 냄)’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귀리가 건강에 좋은 식재료인 것은 분명하다.
귀리는 심장 건강에 좋은 통 곡물로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며, 섬유질 함량이 높아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귀리는 체중 감량을 위한 ‘마법의 해결책’이 아니다.
워링 박사는 “‘혼합 오트밀 음료’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데이터가 없다. 아침에 무설탕 또는 신선한 과일을 올린 오트밀을 먹는 게 그 것을 섭취하는 것보다 더욱 건강할뿐더러 맛도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오트젬픽에는 단백질, 건강한 지방,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주요 영양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발렌테 씨는 “식단을 조금씩 바꾸면서 전체 음식이나 식품군을 아예 배제하지 않는 다른 안전하고 건강한 체중 감량 방법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