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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또 ‘소득 부풀려 과다 대출’ 배임사고

입력 | 2024-04-10 03:00:00

“대구지점 111억-용인 272억 적발”
금감원에 보고… 현장조사 착수




KB국민은행에서 대출 신청인의 소득이나 건물 임대료를 부풀려 적정 수준보다 많은 금액의 대출을 내준 배임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9일 KB국민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두 건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를 확인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대구 A 지점에서는 2020년 8월 말부터 올해 3월 8일까지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등 총 111억3800만 원의 가계대출에서 신청인의 소득이 과다 산정된 문제가 드러났다.

담보대출이라도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소득 수준이 높으면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KB국민은행은 특정 직원이 실적을 위해 자의적으로 대출 신청인의 소득을 적용해 과다 대출과 배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 B 지점에서는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상가 분양대상자들에게 272억 원의 담보대출을 내주면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임대 사업자의 대출 적정성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주거용 물건의 경우 RTI가 1.25배 이상, 비주거용 물건은 1.5배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해당 부동산의 임대 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최소 1.25배나 1.5배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출이 어렵다는 의미다. B 지점은 임대소득 증빙 서류의 내용 확인을 소홀히 하면서 대출을 과다하게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이런 적발 사실을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3일에도 경기 안양시 소재 모 지점이 지식산업센터 내 한 상가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담보 가치를 부풀려 총 104억 원의 대출을 내준 배임 금융사고를 공시한 바 있다.

지난달 NH농협은행도 110억 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배임 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최근 시중은행에 부동산 담보 가치 부풀리기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자체 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제출하라고 지도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