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매입 경쟁으로 경영권 갈등 ‘공동구매-판매’ 계약 끝내기로
고려아연이 경영상의 이유로 영풍과 공동으로 진행해 온 거래들을 중단하기로 했다. 75년간 이어져 온 두 회사의 동업 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으며 사업적 결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고려아연은 아연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영풍과 함께 진행해 온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등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양사는 20여 건의 공동 구매와 판매 계약을 1, 2년 단위로 함께 갱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으로 고려아연은 각 거래처와 개별 협상을 통해 계약을 따로 맺을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조치에 대해 협업에 따른 비용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을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철금속 시장의 침체로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가중돼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 두 집안의 갈등이 증폭돼 화해가 불가능하게 됐고 결국 경영 분리 작업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 있던 본사를 44년 만인 올 하반기(7∼12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8일에는 대규모 경력사원 모집을 실시하며 새 인력 뽑기에도 나서고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