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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법인 4000개 싱가포르 진출… 글로벌 도약 발판으로

입력 | 2024-04-10 03:00:00

[창간 104주년]
[신성장엔진 아시아 뉴7]
기업하기 좋은 환경, 세계서 몰려… 다국적기업 4200곳이 亞 본부 둬
韓, 작년 187억달러 수출… 교역 7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선정 2023년 국가 경쟁력 아시아 1위,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1위, 세계은행 선정 물류 성과지수 1위….

싱가포르가 지난해 달성한 주요 경제 관련 성과들이다. 글로벌 경제조사기관들이 경제 자유도 및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꼽을 때도 싱가포르는 항상 높은 순위에 들었다. 그만큼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다국적 기업 약 4200곳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본부를 뒀다. 한때 싱가포르와 경쟁했던 홍콩의 경우 아시아 지역본부 수는 1336개에 그친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홍콩은 점차 외면받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 및 정보기술(IT), 물류, 제조업 등의 허브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싱가포르는 한국에도 없어서는 안 될 경제 동반자다. 한국은 1975년 싱가포르와 수교를 맺었는데, 수교 이래 한국의 대싱가포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교 당시 7100만 달러(약 956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입 규모는 지난해 223억 달러로 31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양국은 2006년 3월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싱가포르는 칠레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FTA 파트너였다.

FTA 직후인 2007년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은 2020년을 제외하고 수출액이 1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187억 달러로, 수출액 기준 한국의 7번째 교역국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아시아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160여 개의 기업이 싱가포르 상공회의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개인 기업 등까지 포함하면 싱가포르에 진출한 법인 수는 4000여 개에 이른다. 진출 분야도 반도체와 전기·전자, 자동차, 정유, 화학, 금융, IT 등으로 다양하다.

9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9∼2023년 싱가포르에 생긴 한국 신규 법인 수는 741개였으며, 국내 기업들의 싱가포르 투자 규모는 약 141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한 규모(281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중 무역 규모가 한-싱가포르의 9배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 보면 상당한 투자라는 평가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싱가포르에서는 없는 글로벌 기업을 찾기가 더 어렵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다 보니 한국 기업들이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투자자들도 한국 기업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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