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엔블로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국내서 유일하게 개발 성공 나트륨-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 체내 포도당 농도 낮춰 혈당 강하 체중 감소 돕고 지질수치 개선도
대웅제약 연구원의 모습.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를 출시했다. 동일 계열 표준 약제 대비 30분의 1 수준인 0.3㎎으로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내는 약제다. 대웅제약 제공
당-나트륨 배출 원리 약제
달콤함과 짭짤함을 한 번에 취한다는 것은 당과 나트륨을 한 번에 섭취한다는 뜻이다. 이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에 빠르게 다가가는 것과 같다. 탕후루, 양념 치킨과 같은 대표적인 단짠 메뉴를 즐겨 찾는 젊은 층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한 예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 세대에서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20대였다.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만성질환이 다른 양상으로 ‘국민 질환’이 된 셈이다.
당뇨병 치료의 역발상’… 당 관리를 소변 배출로
당뇨병은 말 그대로 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병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를 역발상으로 체내 혈당 관리 해결책의 실마리로 삼은 약제가 SGLT-2 억제제다. SGLT-2는 나트륨과 포도당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단백질이다. SGLT-2 억제제는 이 단백질의 작용을 막아 나트륨과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관리한다.
SGLT-2 억제제는 대부분의 포도당 재흡수를 담당하는 SGLT-2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다. 해당 기전을 가진 대표적인 약제로는 대웅제약의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있다.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는 차별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동일 계열 표준 약제 대비 30분의 1 수준인 0.3㎎만으로도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엔블로의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는 한국인 대상 다수의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엔블로 3상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엔블로는 복용 6주 차부터 빠르고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엔블로 단독 요법에서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HbA1c)가 약 1% 감소했으며 공복 혈당(FPG)은 약 40㎎/㎗ 낮아졌다. 단독 요법에서 목표 혈당 달성률(HbA1c<7%)은 약 70%로 높게 나타났고 약 80% 이상 환자에서 목표 혈당 달성 또는 당화혈색소 0.5% 이상 감소로 정의된 치료적 반응을 확인했다.
엔블로는 임상연구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인슐린 저항성(HOMA-IR) 수치와 공복 인슐린 분비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인슐린 전구체 결합 단백질(C-peptide) 수치가 대조군 대비 현저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혈압 감소, 지질 수치 개선
2022년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2012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꺾이지 않는 당뇨병 유병률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비만이 거론된다.
국내 최초 자체 개발 SGLT-2 억제제 엔블로도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엔블로는 단독 요법을 비롯해 2제(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와 3제 병용(메트포르민+DPP-4 억제제+SGLT-2 억제제)의 경우로 나눠 연구했을 때 모든 환자군이 6개월 평균 3㎏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는 기저치 대비 약 5%의 체중 감소 수준이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위약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여 높은 체중 감량을 기록했다.
특히 단독 요법에서는 위약 대비 유의한 혈중 지질 수치 개선 효과도 확인됐는데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했으며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엔블로는 다양한 연구 논문을 통해 단독 혹은 2제 및 3제 병용 요법으로 경증의 신장 기능 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 분석한 결과 단백뇨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5㎜의 작은 크기로 복약 순응도가 높은 엔블로는 탁월한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 개선,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효과 등이 입증돼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이 기대되는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라며 “향후 심장 및 신장질환 관련 이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가 발표된다면 당뇨병 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