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위스키 수입량 역대 최고치 국내시장 5조… 연평균 36% 성장 업체들, 한국적 위스키 잇단 출사표
20, 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에 힘입어 국내 위스키 시장이 올해 5조 원대 후반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주류업체들이 한국적 요소를 담아낸 ‘국산 위스키’로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국판 ‘산토리’(일본)나 ‘카발란’(대만)이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 급성장하는 국내 위스키 시장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하이볼’ 인기가 높아진 점도 위스키 열풍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 소비자들이 하이볼에 꽂히면서 자연스럽게 위스키 소비가 늘어났고, ‘아재 술’로 통하던 인식을 넘어서 대중성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국산 증류주에 대한 기준판매비율(일종의 개별소비세 할인율) 도입으로 국내 제조사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어 위스키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적 요소 반영한 위스키 등장
일부 신생기업들은 위스키 제조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쓰리소사이어티스’와 ‘김창수위스키증류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 업체는 각각 2021년과 2022년 국내에서 숙성·제조한 싱글몰트 위스키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은 국내 숙성 제품에 걸맞게 한국적인 요소를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위스키 ‘기원’의 맛에 고추장처럼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여운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국산 맥아와 효모를 사용하고 한국 참나무로 만든 오크통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김창수위스키증류소는 GS25 등 편의점과 협업해 지난해부터 하이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믹솔로지(Mix+Technology)’ 트렌드에 맞춘 제품이다.
위스키 전문 업체 골든블루는 ‘K-위스키 프로젝트’를 내걸고 부산 기장군에서 스코틀랜드산 맥아 원액을 4년 이상 숙성한 제품을 지난해 출시했다. 스카치블루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제주도 서귀포에 증류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위스키 제조 시설과 브랜드 홍보관을 포함해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허가 단계로, 연내 착공해 2026년 시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판매 가격대가 높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