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체급 올리기로 당내 역할 확대할듯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전 의원·3선·사진)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자객’을 자처하며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섰지만 이 후보에게 54.1% 대 45.5%로 패배했다. 원 후보는 “계양 주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계양을은 수도권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상대가 민주당 대표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었지만 원 후보는 대권 도전 등 향후 정치 행보를 고려해 험지에 도전했다.
원 후보가 패하면 전국 규모 선거에서 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 후보는 서울 양천갑에서 후보로 출마한 3번의 총선과 두 번의 제주도지사 선거에선 승리했었다. 원 후보는 험지에서 이 대표를 잡아 정치적 체급을 더 키울 것을 꾀했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2월 일찌감치 이 후보의 지역구인 계양을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 행보에 돌입해 기반을 다져왔지만 야당 험지를 뚫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원 후보가 이번에 낙선한다면 원외에서 대권 후보 행보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총선에서 참패한 당을 원 후보가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용산 대통령실과 소통이 원활하고 당내 의원들에게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원 후보가 국회 밖에서도 존재감을 계속 유지해왔던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조속한 재기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